초혼 나이가 늦어지면서 첫 자녀를 출산하는 연령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17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동태통계연보’에 따르면 첫 자녀 출산 평균 연령은 2000년 27.7세에서 2016년 31.4세로 나타났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의 출산율도 전년보다 떨어졌다.
출산 연령이 높아질 경우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 부인과 질환의 유병률과도 관계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 정보를 보면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강이 아닌 다른 부위에 위치하는 자궁내막증으로 병원을 찾은 20세에서 39세 사이의 가임기 여성의 수가 2013년 3만 6천 643명에서 2017년 4만 5천 310명으로 약 24% 증가했다. 또한 자궁 평활근에서 양성종양이 자라는 자궁근종도 2013년에 비해 2017년 환자 수가 약 14% 증가했다.
자궁내막증은 난관의 운동성이나 난관에서의 난자 흡입을 방해하는 등의 영향으로 임신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자궁근종은 위치에 따라 정자와 난자가 만난 후 수정된 배아의 착상을 방해할 수 있다.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종 치료법으로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지만, 약물의 경우 일시적인 효과만 있고 근본적인 치료, 특히 임신을 위해서는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여성의 생식기는 복잡하고 좁은 골반 안에서 다른 장기와 모여 있어 수술이 까다롭고 자칫 자궁과 난소 등 임신과 관련된 장기에 손상을 주면 자연 임신 가능성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정경아 이대목동병원 가임력보존센터장(사진)은 “여성 생식기는 골반 안에 다른 장기와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수술이 매우 까다롭다”면서 “최근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은 특히 산부인과 분야에서 최고난이도 로봇수술인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한다.
로봇수술은 일반 복강경 수술보다 10배 넓은 시야와 안정적인 수술 공간을 확보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장점이 있고 지혈을 위해 소작법 대신 봉합을 주로 하기 때문에 주변 조직 손상을 줄여 가임력을 더 잘 보존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착상에 중요한 자궁내막까지 침범한 무게 1kg 이상의 거대자궁근종을 가졌거나 30개에 이르는 다발성 자궁근종을 가진 미혼 여성도 개복하지 않고 로봇수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궁근종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면서 “수술 전 정밀한 검사와 철저한 수술 준비를 통해 환자가 자연 임신이 가능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