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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협상결과의 평가와 통합적 합의를 가로막는 장애물

<정성봉 칼럼>

 


협상결과의 평가

 


협상이 끝나고 나면 당사자들은 서로 자신이 협상의 승리자라고 주장한다. 리톰프슨(Leigh Thompson) 교수 등 협상을 오랫 동안 연구한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협상의 성공을 수준에 따라 세 단계로 접근 하고 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타협적 합의이고, 두 번째 단계는 다른 가능한 합의보다 우수한 윈–윈 합의이다. 그리고 세 번 째 단계는 파레토 최적 합의이다. 


타협적 합의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당사자들이 언제 합의에 도달해야 하는가를 확인함으로써 협상의 성공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협상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배트 나(BATNA) 보다 좋은 대안에는 합의를 하고, 반대로 자신의 배트나(BATNA)보다 못한 대안에는 협상을 결렬시키는 경우 협상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트나는 현재 진행되는 협상이 실패하는 경우 당사 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말한다.


어느 시골 장터에서 토끼 네 마리를 한꺼번에 4만 원 이상으로 팔아서 다른 물품을 사려는 사람과 토끼 세 마리를 3만 원 이하에 구입하여 키우려는 사람이 만난 경우를 가정해 보자. 이들이 서로 양보하여 네 마리 전부가 3만5천원에 거래가 되었다면 이것은 타협적 합의에 의한 협상이라고 볼 수 있다.

 

토끼를 팔려는 사람은 가격은 낮아졌지만 빨리 팔아서 시간을 벌었고 토끼를 사려는 사람 은 필요 이상으로 더 많이 사긴하였으나 마리당 가격을 낮추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모두가 이익이 되었다.


다음 수준의 성공은 당사자들이 윈-윈 합의를 달성하는 경우이다. 양 당사자가 동일한 양보를 하여 합의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윈–윈 합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 10명이 한 곳에서 회식을 마치고 모두가 2차를 원하지만 반은 노래방에 가길 바라고 반은 조용한 곳으로 장 소를 옮겨 커피나 차를 마시고 싶어하는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다.

 

또 2차 가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에 다수결 또는 특정인에 의해서 정해진 한 곳에 모두가 함께 가는 것보다는 각자의 선호에 따라 삼삼오오 자유롭게 2차 장소를 선택하도록 하는 대안을 고려 할 수 있다. 이러한 2단계의 합의는 당사자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의 과정이고 서로에게 양보를 강요하지 않는다. 각자가 원하는 좋은 것을 얻게 하고 싫어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하여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결과를 도출한다.

 

따라서 2단계의 윈-윈 합의는 단순히 타협을 통해 합의에 도달하기보다는 양측 모두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합의 를 이룸으로써 합의를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공은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의 결과를 달성함으로써 당사자들이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협상결과를 달성하는 것이다. 파레토 효율성 또는 파레토 최적은 하나의 자원 배분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손해가 가도록 하지 않고서는 어떤 한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할 때 이 배분 상태를 뜻한다. 협상에서는 최고의 윈-윈 결과가 달성됨 으로써 더 이상 나아지는 것이 불가능한 합의를 이루는 것으로 통합적인 합의로 불린다. 


통합적 합의를 저해하는 요인들



가장 높은 3단계의 파레토 최적의 합의를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1단계 또는 2단계의 결과만으로도 협상은 성공한 것으로 여겨진다. 숙련된 협상가조차도 이 최적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게 하는 네 가지 덫이 있으며 이들은 주로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의 성공에서 발생하며 표로서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위의 표에서 제시된 것처럼 두 협상 방식은 협상가의 스타일이 나긋나긋하냐 아니면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하 냐에 따라 구분이 된다. 협상결과의 평가에서 가장 낮은 단계의 타협적 합의수준에서 보면 연성 협상가와 경성협 상가 모두 덫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연성 협상가는 무조건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쉽다.

 

그 결과 연성 협상가는 어떤 상황이든 관계없이 합의에 도달하는 합의오류(agreement bias)를 범하기 쉽다. 단순히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아무 제안이나 신중한 검토 없이 섣부른 합의(premature agreement)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협상방식 구분

합의의 가능성

합의의 가치

연성협상방식

 BATNA보다 못한 대안에 합의하는 합의의 오류

승자의 저주

경성협상방식

 BATNA보다 좋은 대안을거부하는 흥정오만

 

 ▲자료출처 : Thompson & Leonarddelli(2004)


지혜로운 협상가라면 자신의 유보치를 넘는 제안에 대해 서는 합의를 하고 유보치보다 못한 제안에 대해서는 거부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합의오류로 인하여 자신의 배트나보다 못한 제안을 수용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와는 반대로 지나치게 완고한 협상가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현명한 상황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흥정 오만(bargaining hubris)의 오류를 범한다.

 

합의를 이루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상황임에도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버리는 비합리적인 행동으로서 이 행동은 인지적 편향에서 비롯된다. 휴리스틱스에 의존한 판단은 이러한 비합리적 인 행동을 유발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협상결과의 평가에서 두 번째 단계인 다른 가능한 합의보다 우수한 윈-윈 합의 역시 연성 협상가와 강성 협상가 모두가 덫에 걸리기 쉽다.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는 한 쪽 당사자가 제의한 것을 상대방이 이를 즉각적으로 수용 함으로써 후회스러운 결과를 낳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즉, 상대방이 바라던 대로 제의를 수용함으로써 상대방은 더 많은 것을 얻고 자신은 더 나은 것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 승자의 저주는 연성 협상가들이 더 자주 경험하고 상대방의 유보치를 알지 못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과대평가하거나 상대방의 제안에 대해 신중한 검토과정 없이 즉각적으로 수용할 때 나타날 수 있다. 

 

지나치게 완고한 협상자는 패배 – 패배 합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패배 – 패배 합의는 손쉽게 얻을 수 있 는 다른 좋은 결과보다도 오히려 서로에게 손해가 되는 그 러한 합의에 도달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합의가 문제가 되 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손해를 보는 합의를 하고도 이를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 정성봉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지원센터장(경영학 박사)

-꽃동산교회 협동목사/장로교목사(헤브론드림교회 담임, 꽃동산교회 협동목사, 세직선 지도목사)로서 사역 중이며 Allianz 생명, 금감원을 거쳐 현재 농업정책보험금융원 투자지 원센터장으로 근무 중이다. 농협은행 직원들의 협상능력 향상을 위한 교재를 저술하고 7년 이상 지도하는 데 참여하였 다. 영남대에서 교육학을 전공 한 후 웨스트민스터대학원대학 교에서 목회학(M.Div.)과정과 고려대에서 MBA를 마친 후 미국 Caroline University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