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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경련 “韓 스타트업 투자 총액, 글로벌 평균의 10분의 1 수준”

스타트업당 투자금 10만7,000달러, 글로벌 평균 28만4,000달러의 3분의 1
M&A, 투자금 회수의 세계적·보편적 방식이나 한국은 IPO가 더 활발
“스타트업의 투자금 유치·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원활하고 쉬운 생태계 만들어야”

 

2017년 기준 세계 GDP 규모 12위인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스타트업 정보 분석기관인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이 지난 5월 발표한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초기 투자금 규모가 작고 투자금 회수도 어려워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게놈’은 실리콘밸리 기반의 스타트업 정보 분석업체로, 세계 150여개 도시의 ▲스타트업 개수 ▲스타트업 성과 ▲자금조달 규모 ▲인재 수준과 확보 환경 ▲정부 지원 ▲기업가 정신 ▲신사업 진출 여부 등 스타트업 환경 정보를 수집·정량 분석해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를 발표한다.

 

2018년 국내 벤처투자 금액은 3조4,249억원으로, 글로벌 벤처캐피탈(VC) 투자금액 2,540억 달러(약 300조원)에 현저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은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초기 투자금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스타트업 게놈에 따르면 서울의 초기 단계 기술기반 스타트업당 평균 투자금은 10만7,000달러로, 글로벌 평균 투자액 28만4,000달러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총액 기준으로 보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글로벌 도시의 평균 투자총액은 8억3,700만 달러로, 서울 8,500만 달러의 약 10배에 이른다.

 

스타트업 게놈은 보고서를 통해 “서울은 초기 투자금 성장 지표(Funding Growth Index)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단 1점을 받아 사업 초기에 시장을 선점해야 할 스타트업들이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M&A를 통한 투자금 회수 규모는 글로벌 시장의 0.1%도 안 됐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실시한 스타트업 대상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가장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목표에 대해 M&A라고 응답한 비중이 미·영 모두 50% 내외인 반면, IPO(기업공개)가 목표라는 응답은 20% 안팎이었다.

 

이처럼 스타트업 투자금 회수에 있어 M&A가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M&A를 통한 투자금 회수(2018년 25개사)보다 IPO(2018년 144개사)가 더 활발하다.

 

M&A를 통해 조기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그 결과 M&A를 통한 국내 벤처투자 회수금액은 670억원으로, 글로벌 스타트업의 총 회수금액 2,190억 달러(260조원)의 0.0003% 수준에 그쳤다.

 

이와 함께 작년 M&A로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한국 벤처기업은 단 25개사. 같은 방식으로 회수를 진행한 글로벌 벤처기업의 0.006%(4,228개사) 수준에 불과했다.

 

스타트업 게놈은 “한국은 투자금 회수 성장 지표(Exit Growth Index)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4점을 받았다”면서 “앞서 언급한 초기 투자금 성장 지표와 더불어 두 부문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벤처 M&A 시장에서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인수자로서 활발히 활동하는 반면, 우리 대기업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2010~2018년 동안 이뤄진 스타트업 M&A 세계 30대 인수기업(Acquire)에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포함됐을 뿐이다.

 

미국은 22개사가 포함돼 스타트업 M&A 시장에서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가 투자금 선순환 구조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및 미국의 여러 도시들이 최고의 스타트업 생태계로 인정받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스타트업 게놈은 격년 보고서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구축된 도시 Top20을 발표한다.

 

서울은 세계 도시와 초기투자금 격차,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 등으로 2019년도 조사에서도 20위권 진입에 실패하면서 조사가 시작된 2012년 이후 7년간 단 한 차례도 순위에 들지 못했다.

 

스타트업 생태계 상위 20위 지역은 북미 50%, 유럽 25%, 마시아 20%, 기타 5%로, 북미권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점했다.

 

아시아는 2012년 싱가포르 등 2개 도시에서 2019냔 4개 도시가 포함돼 증가세를 보였고,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는 2017년 순위에 처음 진입하자마자 각 4위, 8위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전경련은 스타트업의 활성화는 높은 실업률과 저성장에 갇힌 한국경제에 주요 돌파구 중 하나며, 특히 청년 실업의 현실적 해법으로 그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8년 벤처투자를 받는 국내 벤처·스타트업 1,072개사의 고용 인원은 4만1,199명으로, 2017년 대비 20% 늘어난 6,709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현 정부에서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규제 샌드박스, 스타트업 육성정책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아주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결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커지기 위해서는 스타트업들이 초기 투자금을 원활하게 유치하고, 투자자들은 쉽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가 중요한 만큼 M&A 활성화 등 국내외 투자자가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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