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장관 김은경)가 한반도 생태축의 보전·관리 강화, 생태계보전협력금 부과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자연환경보전법’ 일부 개정안을 7월3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한반도 생태축을 국가(환경부)-광역(시·도지사)-지역(기초 지자체장) 등으로 위계별로 설정하고 보전·복원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앞으로 환경부 장관이 광역 및 지역 생태축을 조사·평가하고 단절 또는 훼손된 생태축에 대해서는 지자체장에게 복원 등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현행 ‘자연환경보전법’에는 생태축에 대한 ‘정의’만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관리 근거가 부족해 그동안 한반도 생태축에 대한 난개발과 훼손이 잇따랐다.
환경부는 2016년 말 기준으로 백두대간, 정맥 등 한반도 핵심생태축 내를 조사한 결과 2449곳이 훼손 또는 단절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개발사업에 따른 자연자원의 훼손 및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가 도입된다.
이 제도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에 대해 개발사업 전·후로 자연자원의 변화를 평가하고 자연자원의 감소에 대한 상쇄조치를 의무화했다.
개발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자원의 감소량만큼 사업예정지 내외에 복원하거나 복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의 구체적인 운영 방법, 절차 등은 관계기관과의 충분한 시범사업 등을 거친 후 대통령령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환경부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현행 환경영향평가 체계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는 법적 보호지역 등 생태적 가치가 우수한 지역은 보전이 가능하나 국토 전체의 자연자원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개정안에는 생태계보전협력금 부과·징수체계도 개선했다. 우선 협력금 부과대상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대상 중 사업규모가 3만㎡ 이상에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전체로 확대했다.
이는 일부 사업자들이 3만㎡ 미만으로 필지를 쪼개 개발하거나 명의를 달리해 인·허가를 받는 등 협력금 부과대상에서 빠지거나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협력금은 생태계수를 반영해 해당지역의 생태적 가치에 따라 차등 부과할 예정이다.
그간 협력금은 생태자연도 등급과 상관없이 기준단가(300원/㎡)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용도지역에 따른 계수(1~4)만 곱해 산정·부과했다.
앞으로는 용도지역이 같더라도 생태자연도 등급에 따라 협력금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밖에도 앞으로 생태통로를 설치할 때에는 입지적정성, 시설물의 타당성 등을 환경부와 사전협의하도록 의무화된다. 이는 동물의 이동행태를 고려하지 않은 입지선정, 시설물 설치 등으로 생태통로의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문제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이번 ‘자연환경보전법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환경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산업계, 지자체, 국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개정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이번 자연환경보전법 개정 추진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한반도 자연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앞으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도록 국토환경관리 체계를 현명하게 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