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송기자 1세대에 속하는 강용식 21세기방송통신연구소장이 TBC와 KBS 보도국 시절, 국회 문공위 3선 의원으로 있으면서 겪었던 얘기를 묶은 대담집을 펴냈다. 출판은 30여년간 사회과학 전문서적 출간으로 외길을 걸어온 ‘오름’이 맡았다.
저자인 강용식 이사장은 1964년 TBC 방송기자 1기로 입사해 주일특파원과 보도국장을 거쳤다. 1980년 언론 통폐합 후 초대 KBS 보도본부장으로 있으면서 칼라방송 이후 방송뉴스의 심층화, 국제화 등 방송보도의 기틀을 닦았다. 1985년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정계 입문했으며 문공부와 뒤이은 공보처 차관 시절에 민방 도입정책을 발의하여 통과시킴으로써 SBS 허가의 길을 열었다. 또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의 도입 등 방송정책 입안에도 적극 간여하였다.
방송 정책 외에 전국구 3선을 지내는 동안 방송의 전문성을 정치 현장에 접목해 정치인의 이미지 개선, 여론 조사를 통한 후보 선출 등 정치선진화에도 일조하였다. 국회사무총장 시절에는 국회방송 설립을 주관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지켜봤다.
강용식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집필 동기를 밝혔다.
"재작년 10월에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습니다. 방송 보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여 현직 대통령이 탄핵되고 물러나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최순실 게이트는 정치색이나 이념적인 것을 떠나서 방송 보도의 연구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마침 한국방송비평학회에서 2017년 신년 세미나를 열면서 ‘최순실 게이트와 방송’이란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해왔습니다.
그걸 준비하면서 방송 현업 이후에도 지금까지 방송과 끈질긴 인연을 맺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BS와 국회방송을 만들고 3선 기간에 줄곧 문공위에서 활약한 일, 선거 때마다 홍보 전략가로 불려나간 일 등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방송’과 관련한 저의 일생을 책으로 엮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방송과의 인연은 어떤 운명과 같이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방송인들에게 제가 목격하고 체험했던 기록을 남겨주는 게 도리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강용식 21세기방송통신연구소 이사장은 팔순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의 미래는 방송에 있다”와 “인생은 짧지만 남기고 싶은 이야기는 많다” 등 2권이 있으며 이번이 세 번째 저서다. 대담자는 「방송보도70년사」 편찬 작업을 하고 있는 이상용 한국방송기자클럽 편집위원(전 MBC 기자)이다.
MeCONOMY magazine Jun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