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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김필수 자동차 칼럼 ] 이동수단도 마이너를 배려하는 사회 구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여느 국가보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큰 국가다. 연간 180만대 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시장규모 지만 어느 선진국 못지않게 소비자 트렌드가 미래 지향적이고 까다로울 정도로 엄격하다. 그러나 자동차 소비자를 위한 제도적 법적 테두리는 여전히 후진적이다. 물론 수십 년 사이에 100여년의 자동차 역사를 가진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온 유일한 국가인 만큼, 짧은 기간에 자동차 문화를 선진형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일임은 부정할 수 없다. 다행히도 최근 움직임을 보면 선진 자동차 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으로 실질적인 결과가 도출되는 모습이다.

 

상식적인 에티켓 문화도 좋아지고 있고, 배려나 양보 운전은 물론 법제도적인 선진화에도 지속적인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낙후되어 있어서 보지도 않는 사각지대 도 있다. 바로 ‘이동수단에 대한 마이너에 대한 배려’가 그것이다. 구체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이동수단의 한계를 뜻한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은 물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은 선진화로 가는 과정에서 크나큰 과오가 되고 있다. 실제 장애인의 약 90%는 후천적인 장애를 안고 있다. 각종 자동차 사고 등으로 인한 일반인의 장애라는 뜻이다. 즉 정상인과 장애인은 큰 차이가 없고, 이동상의 차이만 존재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채워주는 역할은 일반인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을 격리시키고 아예 눈길조차 주 지 않는다.
 

장애인의 이동성 극대화, 결국 자가용
 

장애인에게는 이동성이 삶의 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한곳에 머물러서는 미래를 그릴 수도 없고 자신감 또 한 쉽게 상실된다. 이들에게 이동에 있어 자유를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자동차다. 물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가능한 수단이긴 하나 여전히 그 활용도는 미미하다. 형식적으로 장착되어 있고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용납해 주지 않는 사회라는 것이다.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경우 전철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에 대한 정보를 미리 신청하면 역무원이 해당 역에서 탑승하는 것을 돕고 내릴 때 역시 나와서 보조를 해준다. 다른 탑승자들의 경우 승하차 할 때 몇 초간의 시간 지연은 자연스럽게 감내해낸다. 모두 배려와 양보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전히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하면 나만의 생각일까.

 

결국 장애인의 이동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자가용이다. 본인이 직접 장애의 정도에 따라 차량을 개조하고 운전이 용이하게 개조해 운용하는 방법이다. 이른바 장애인 개조차량을 말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일반 양산 차량을 자신의 장애정도에 따라 개조하고 있긴 하나, 상당 부분 해외에서 수입해 장착하고 있다.

 

발이 불편해 손을 대신 사용하는 간단한 핸드 컨트롤 장치도 조금만 복잡하면 아예 수입해 사용해야 한다. 국내 제품을 이용하고 싶어도 개발은 되어 있지 않고, 수입비용은 차량 가격을 훌쩍 넘길 정도로 고가다. 국내에서는 장애인에게 일률적으로 1,500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있으나 중증 장애인에게는 턱없는 비용이고 경증 장애인에게는 남기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비용도 장애인이 취직을 이미 하고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이동성이 보장되어야 취업도 하고 알선도 하는 만큼 미리 지원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비용도 현실적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심사를 통해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등 얼마든 지 선진형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 국내의 기술정도는 노력만 하면 개발이 가능하고 얼마든지 제도적으로 정착이 가능하나 누구 하나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주관 부서인 보건 복지부도 인식제고가 필요하고 타 관련 부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장애인 관련 제도는 보건복지부는 물론 산업통상 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모든 부서가 관련되어 있다. 아예 이런 부서는 관심조차 없는 상태다. 마이너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이는 국회도 마찬가지다.

 

 

장애인에게 이동권, 생존권과 같아
 

약 2년 전 필자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용역을 시행하고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도 하면서 관련 부서의 도움을 요청했으나 그때만 관심을 가지고 지금은 예전 그대로라 할 수 있다. 변화된 모습은 전혀 없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도 마찬가지다.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차 그룹은 장애인 차를 직접 개발하여 전시한 경우가 딱 한 번 있다. 약 20여 년 전 서울모터쇼에서 스타렉스를 개조한 ‘이지무브’라는 차량을 전시한 경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일본 도쿄의 빅사이트에 가면 항상 수십 가지의 장애인 차량이 기능별로 전시되어 있고 토요타와 관련 회사 공동 개발, 전시 판매하고 있다. 부러움 그 자체다. 선진국의 전형적인 모습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는 메이커는 물론 정부도 인식이 없고 배려도 없고 아예 관심도 없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장애인은 이동권 보장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길거리로 나와서 호소하고 있으나 일반인의 관심은 무심할 정도다. 이번 정부도 확보한 많은 세수 중에 과연 장애인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에는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진정한 선진국은 어느 때가 가능할까? 나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같이 상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 만 배려한다면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이동수단은 마이너를 배려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선 진국이라 할 수 있다. 이동권 보장은 그들에게 생존권과 같다.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