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멀미가 나도록 기복이 심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해였다. 롤러코스터는 유원지에서 모두가 스릴을 느끼며 즐기는 기차형 놀이기구로, 갑자기 하강했다가 급상승하기도 하고 급한 커브 길을 쏜살같이 달리면서 함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즐거움과 두려움이 순식간에 교차하는 인생의 기복이 심할 때 흔히들 롤러코스터라고 한다. 아마 2025년을 살아온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반기엔 대혼란과 어려움의 롤러코스터에 탔고, 후반기에는 즐기면서 미래를 노래하는 즐거움과 희망을 맛본 한 해였을 것이다. 지난해 추운 겨울밤에 느닷없는 12·3 불법 비상계엄이 일어난 지 해가 바뀌며 1년이 지났다. 시민의 혁명으로 막아낸 우리 민주주의, 빛의 혁명으로 우리의 삶들, 하지만 지금도 내란 종식을 위한 재판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잘못에 따른 형이 확정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쪽에서는 그 세력들과 절연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가까이 하려고 한다. 1년 내내 매스컴에서는 탄핵 재판 관련하여 변명하고 짜증 나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하물며 일국의 대통령을 했던 사람은 그날의 잘못된 행위를 자기 부하에게 떠넘기고 있고, 군복 입은 장군들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변명하는 모습이
◇이틀 사이의 기적, 그리고 조용한 질문 2025년 10월 초, 일본 과학계는 ‘기적의 이틀’을 맞았다. 10월 6일, 오사카대학의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 교수가 면역학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이틀 뒤 8일에는 교토대학의 키타가와 스스무(北川進) 교수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불과 48시간 사이, 서로 다른 분야에서 두 명의 일본 과학자가 노벨상을 차지한 것이다. 10월 21일 필자가 방문한 일본 분쿄구에 소재한 국립츠쿠바대학 부속소학교 도서관 입구에도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의 사진과 함께 그 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이로써 일본의 자연과학계 노벨상 수상자는 총 개인 30명, 단체 1개 수상을 포함하여 31개에 달한다. 특히 과학 분야는 27명이 수상하였고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에 이은 순서이다. 한국은 비과학 분야에서 문학상과 평화상에서 각 1개, 총 2개를 수상하고 있다. 일본 언론은 “과학입국(科学立国) 일본의 자존심이 부활했다”고 평가했다. NHK와 주요 일간지는 연일 두 과학자의 업적을 분석하며, 이번 수상이 일본의 기초과학 저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이라 전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영광이 “현재의 일본”이 아닌“과거의
서울은 지금 인구·생활구조의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의 「2024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 따르면, 서울은 1인가구가 예상 밖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약 163만 가구에 이르러, 전체 약 414만 가구 중 39.3%를 차지한다. 특히 연령별 구성에서는 29세 이하가 26.3%, 30대가 23.2%, 40대 12.0%, 50대 11.4%, 60대 13.0%, 70세 이상 고령층이 14.1%의 분포를 보여, 경제활동의 중추라 할 수 있는 40대 이하가 전체 1인가구의 61%를 넘어섰다. 1인가구가 주로 중장년 이상의 연령대에 집중되는 여타 지역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은 이제 1인가구가 주변적 존재로 머무는 도시가 아니다. 이는 단순한 인구구조의 변화에서 기인한 게 아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환경 변화에서 연유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책 우선순위를 바꾸는 구조적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서울의 정책은 더 이상 ‘가족 단위 표준’을 중심으로 설계될 수 없다. 도시의 중심축은 명백히 1인가구로 이동했고, 이들의 생활 방식과 소비 리듬이 서울의 도시 구조와 시장,
"지금이 창업하기에 좋은 시점일까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필자는 지난 25년간 수많은 창업 사례를 지켜본 경험으로 보면서 창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시장 타이밍이 아니라, 비즈니스 체력이라고 생각해왔다. 여기서 말하는 체력은 신체적 에너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끝까지 지속할 수 있는 실행력, 실패 이후에도 사업을 재정비해 재도전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 그리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기업의 방향성과 전략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적 안정성을 의미한다. 많은 예비창업자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시장 진입의 최적 시점을 모색하며 성공의 공식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은 예측 불가능할 만큼 냉정하며 ‘최적의 타이밍’은 대부분 사후적으로만 정의되는 시장의 착시 현상일 뿐이다. 결국 창업의 본질은 시장 진입의 타이밍 선택이 아니라, 사업 모델의 완성도와 지속 가능 경영 역량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타이밍의 함정 창업 시장에는 늘 타이밍의 환상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A I가 뜨고 있어”, “요즘은 플랫폼이 대세야”, “요즘 소비자들은 구독을 좋아해” 하지만 이
우리는 흔히 주한미군과 유엔사를 혼동해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판문점에는 여러 나라 회원국으로 편성된 유엔사 다국적군이 정전 관리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들의 역할과 법적 지위, 그리고 앞으로 유엔사 역할에 대해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 유엔사의 창설 배경과 역할, 회원국 현황 유엔사의 태동은 1950년 6월 북한의 전면 남침 직후 창설되면서 정전 상태인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태동부터 지금까지 유엔사에 부여된 임무는 ⓵북한의 침략 격퇴를 통한 대한민국 방어 ⓶한반도 통일 지원 ⓷정전협정 이행 감독 ⓸한반도 유사시 전력 제공 임무 등이다. 특히 이들은 정전협정 이행의 선도자이자 한반도 안보·안정의 보장자 임무를 담당하는 다국적으로 만들어진 군사 조직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유엔사의 태동은 6.25와 연계되어 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82호·83호·84호 결의를 통해 다국적군을 지휘할 통합구조로서 유엔군사령부(UNC)를 창설했다. 유엔안보리 결의 제84호는 미국이 통합군사령관, 즉 유엔군 사령관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해서 미국의 리더십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초대 사령관인 맥아더 장군이 지휘하도록 했다. 유엔사는 최초 일
- 한국식 정답 맞추기 교육 -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는 한국의 후진적인 연구 환경 -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를 멀리하는 사회적 분위기 - 현대국가가 지식 국가인지조차 모르는 정치인들의 문제 - 의대생도 수익성 높은 전공에 몰리면서 연구자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 의료계 2 025년 노벨상 발표 후 미디어나 교육자 등이 분석한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받기 어려운 이유이다.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무수한 분석과 자성, 그리고 기대가 있었다. 우리나라 과학 연구가 한층 발전하고 그 성과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도록 자극하는 촉진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노벨상’의 의미와 가치 2025년 노벨상 과학 부문 수상자에는 미국인 6명과 일본인 2명이 들어있다. 미국인 6명 중 3명은 이민자이며 그중 한 명은 10대 때 영어를 잘 못하는 상태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사람이다. 일본은 올해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하여 21세기에 자연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21명 배출하였다. 21세기 노벨상 수상자 수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다. 매년 1명 정도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셈이다. 21세기의 시작을 1년여 남짓 남겨둔 1999년 10월에 우리나라의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다. ‘土(흙 토)’ 자는 ‘十’과 ‘一’로 나눌 수 있어 11이 겹친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했다. 흙과 농업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흙의 가치와 농업의 본질을 되새기는 한편, 가래떡의 함의를 통해 먹거리의 소중함을 되짚어봄 직하다. 흙은 단순한 물질이 아니다. 생명의 토양이자 그릇이며, 그 위에서 자란 곡식은 한 나라의 식량주권을 지탱한다. 쌀 한 톨이 밥 한 그릇이 되고, 밥 한 그릇이 공동체의 힘이 된다. 흙에서 연유한 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한 나라의 밥상’을 지탱하는 생명의 날이다. 흙이 없으면 밥이 없고, 밥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 그 진리를 잊지 않는 것이 오늘의 농정이 지향해야 할 출발점이다. ◇ 쌀 한 톨의 무게는 우주의 무게 기후위기 시대에 쌀농사가 불안정해지면 식량주권이 흔들리고, 식량주권의 불안정은 곧 국민 생존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기후위기 속에서 식량 생산을 담당하는 농민 보호를 위해 투입하는 재정은 결코 세금 낭비가 아니다. 통계청 「2023년 농가경제조사」에 따르면, 농업소득은 연평균 1,114만 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농자재·비료·기름값 상승으로 실질소득
세상은 여전히 빠르게 움직인다. 아니, 이제는 ‘빠르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이다. 변화의 속도는 폭발적이고, 그 방향은 예측조차 어렵게 되었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소비자는 어제와 다른 기준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빠르게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설계할 수 있는 기업’만이 버틸 수 있는 시대이다. 변화에 적응한다는 말은 곧 외부 환경에 따라가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진정한 지속가능성은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해석하고 주도하는 힘에서 비롯되고 그 힘의 근원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며, 전략이 아니라 방향성이다. 기업은 성장을 위해 달리면서도 동시에 멈춰 서서 자신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지속가능성은 ‘더 큰 성장’을 위한 보조선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 논리를 근본부터 바꾸는 프레임이다. ◇위기의 또 다른 이름, 변화 변화는 언제나 위기의 옷을 입고 찾아온다. 기업은 위기를 두려워하지만 사실 위기만큼 솔직한 거울은 없다. 위기는 현재의 시스템이 더 이상 미래를 지탱할 수 없다는 신호이다. 따라서 위기를 회피하는 기업은 결국 자신이 만든
협상에서 윈-윈 결과를 가져오는 통합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systematic preparation), 가치 주장(Value–claiming), 가치 창조(Value–creating)의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가치 주장은 협상 잉여의 더 큰 몫을 차지하기 위한 당사자들의 노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떻게 자원에 대한 자신의 몫을 주장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협상가들은 협상에서 합의 오류와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위하여 바람직한 가치 주장에 관한 기본 전략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 자신의 배트나(BATNA) 확인하고 개선하기 협상가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가정하여 자신의 배트나를 준비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협상에 임하기 전에 협상가는 상대방과의 합의 도달에 실패하는 경우를 대비한 대안적 계획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배트나(BATNA)는 협상이나 거래가 결렬될 경우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선호되는 대안'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참고-배트나(BATNA)는 협상 결렬 시의 최고방안의 약어(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를 말한다. 훌륭한 배트나를 가지고 있을수록 협상력은 증대된다. 더 나은
북한은 지난 10월 10일에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을 비가 내리는 늦인 밤에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했다.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와 매우 닮은 꼴의 행사였다. 북한의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은 형식 면에서 중국 전승절 행사와 매우 닮았다.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시진핑 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좌우에 나란히 등장하게 함으로써 북·중·러 삼각 연대를 과시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역시 자신을 중심으로 중·러 2인자 와 멕시코·베네수엘라·이란·베트남 등 다수의 대표단을 대동해 열병식에 나타남으로써 국제적 지위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둘째, 중국과 북한 모두 망루 외교로 북·중·러 연대의 초석을 달성하고 높은 망루 행사를 통해 그들 권위에 대한 최고의 위상을 높이고자 했다. 셋째, 양국 모두 공세적 현실주의 정책화를 내세우며 대거 공격용 무기를 등장하였다는 점도 유사하다. 중국은 2개의 항공모함 전투단를 동시에 무력 전시하고, 둥펑이 ICBM, 초대형 무인 잠수정 등 공격용 무기체계를 등장시켰다. 북한도 이번 열병식에서 화성-20 ICBM, 극초음속 미사일
◇AI 시대의 한국형 엔비디아 최근 전 세계는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치열한 글로벌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의 경쟁력 확보는 국가 경제의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엔비디아는 AI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막대한 경제적 가치 창출과 일자리 확대를 이끌고 있다. 한국 역시 글로벌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국가 경제 발전과 고급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형 엔비디아’ 같은 첨단 반도체 기업 설립이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시한 ‘한국형 엔비디아’ 구상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AI 산업에 대규모 국가적 투자를 시행, 그 과정에서 국민이 약 30%의 지분을 확보하여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모든 국민이 투자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제안했다. 한국이 부족한 전력 인프라와 GPU 공급, 데이터 환경 등 AI 산업 발전의 필수 토대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지원하여 글로벌 빅테크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창출되는 수익을 국가 재정 기반으로 삼아 국민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고 공동체가 성장하는 ‘희망 있는
◇헌법의 눈, 도(道)의 숨결로 지켜보는 민주주의 무위이화(無爲而化) 무사이성(無事而成),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이루고 간섭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것을 완성하라." 우리는 지금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중대한 사건 앞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또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기대가 서려 있다. 찬성과 반대로 나뉜 목소리가 공기를 가르고, 모두의 시선은 9명의 재판관이 머무는 그 건물을 향한다. 그곳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그것은 헌법의 집이며, 민주주의의 심장이 뛰는 곳이다. 노자의 철학에서 통치란 억압과 간섭이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노자가 말했듯, 가장 이상적인 통치는 백성들이 통치자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드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역할 역시 그러해야 한다. 간섭하거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도(道)의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의를 이루어내야 한다. ◇민주주의와 무위(無爲)의 철학 도법자연(道法自然),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헌법재판소 주변은 철통같은 경계 속에 잠겨 있다. 철조망이 세워지고, 경찰관들이 신원을 확인한다. 마치 전쟁을
지난 2월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으로 엔비디아 등 미국의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의 관련주가 급락한 소식이 이슈가 됐다. AI가 처음 등장하던 당시는 자동화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 했지만, 과연 위협받는 것이 일자리뿐일까? 인간의 노동이 기계로 대체되는 시대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인간의 주체적 생각과 판단을 AI에게 떠넘기는 과도한 이양은 더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자본주의가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는 현시대에 경제적 기본권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룰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로 생활 깊숙이 파고들 미래 AI시대에 한 개인이 경제적 으로 독립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기본권'을 분명하게 이해 하고 이를 지킬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 특히 초등학교에서의 경제교육은 아직 충분히 이루 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 교원의 인식과 경제교육의 현실 한국교총과 한국경제인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20·30대 초·중·고 교사 1,021명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 활성화 교원 인식조사(
윤석열 내란 사태가 122일만에 정리되자 세상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헌법재판소 윤석열 파면 결정이 1주일 정도 지났을 뿐인데, 사람들은 벌써 윤석열 이름 석자를 잊은 모양이다. 일상을 되찾은 사람 중에 윤 아무개를 거론하는 경우를 찾기 힘들다. 오히려 이재명이 좋다, 안된다 등등의 옥신각신이 진행 중이다. 괴이한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든 대가를 철저하게 치른 만큼 대선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윤석열 내란은 국가적, 민족사적으로 엄청난 사건이고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므로 윤석열 내란 사태로 노출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또는 전화위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하는 노력도 생략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우리 사회 여론 또는 담론 전개가 너무 경박하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기 전에 수많은 억측이 인구에 회자된 상황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당초 예상했던 3월 14일에 발표가 없이 넘어가자 헌법재판소가 결정 발표를 일부러 늦춘다는 전망이 속출했다. 헌법재판관 8명 중에 5명은 파면 찬성인데 다른 3명은 기각 또는 각하 의견으로 맞서
◇혼돈(chaos)의 사유 사유는 ‘미륵보살반가사유상’처럼 고요하고 조용한 상태가 아닌 충격의 발생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일이 지난해 12월 3일 조용한 밤에 일어났다. 저항하는 보좌진과 시민들, 그리고 신속하게 이뤄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가결로 다행히 충돌없이 계엄군은 물러났다. 우발성에 직면하면서 사유가 시작된다지만 평온하던 일상의 균형이 깨지는 혼란을 겪으면서 새로운 사유의 여 지를 가지게 되었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무질서한 사태를 헌법에 따라 수습 하려는 진영과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자들의 명분이 충돌하면서 공동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혐오의 감정으로 분열되었다. 헌법의 가치와 규범을 훼손하는 퇴행이 이어지고, 상식이나 정의에 따른 논리보다는 아무 말이나 가능 해진 상황에 당혹스럽다. 계엄령 선포 이후 입 밖으로 나온 말들은 에너지를 얻은 생명체처럼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들뢰즈가 말하는 ‘이데아’처럼 끝도 없이 변화하고 움직이고 생성하는 생명체, 꿈틀거림 그 자체다. 보이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보여주거나 들리지 않았던 것을 들려주는 예술의 과제를 표방하듯 그 동안 우리가 인식하지 않았던 것을 새롭게 사유하도록 이끄는 창작 행위
국내 태양광 산업이 침체기를 겪는 동안 한국 기업들은 북미와 중동 등 해외 시장에서 ‘K-태양광’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규제·수익성 리스크가 큰 내수 시장 대신 정책 인센티브가 견고하고, 대규모 수요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활성화된 해외로 눈을 돌린 결과이다. 핵심은 세 가지이다. 첫째 미국의 제조·투자 세액공제(IRA·45X)로 대표되는 정책 가시성. 둘째 장기 전력구매계약(PPA/VPPA)을 통한 수요자 직결 구조. 셋째 중동을 중심으로 한 기가와트(GW)급 초대형 단지에서 나오는 규모의 경제이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539억 달러(약 77조6000억원)였던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2026년 3337억 달러(약 480조9000억원)로의 성장을 예상한다. 가격 경쟁 심화와 단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책·수요·규모 등 세 가지 호재가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 달턴(모듈)과 카터스빌(잉곳·웨이퍼·셀·모듈)을 잇는 이른바 ‘솔라허브’로 북미 내 완전한 수직계열을 갖췄고, 미 에너지부(DoE)의 대규모 대출 보증(14억5000만 달러)을 기반으로 증설을 이어가는 중
지난 11월 27일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후 ‘우주 신약’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누리호에 국내 우주 의약 전문기업 스페이스린텍의 실험용 큐브위성 ‘BEE-1000’(비천)과 한림대가 개발한 줄기세포 배양 장치 ‘바이오캐비닛’이 실렸기 때문이다. 비천은 우주 무중력 환경에서 항암제 주성분인 ‘펨브롤리주맙’의 결정화에 도전한다. 결정화 과정을 모니터링해 신약 설계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캐비닛은 줄기세포 3D 프린팅과 분화, 배양 기술을 검증하는 게 목표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우주에서는 중력이 약해(미세중력) 지구에서는 어려운 단백질 구조 결정화나 고순도 약물 제조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단백질이나 특정 후보물질의 입자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어 정밀한 신약 설계와 작업이 가능하다. 가령, 지구에서 단백질은 무른 성질을 가져 구조를 파악하기 힘들고 일정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지만, 우주에서는 중력이 거의 없어 깔끔한 형태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작업을 정교하게 진행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선점한 우주 신약 개발에 K-바이오도 동참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
미중 양국 정상이 다자회의와 상호 국빈 방문을 통해 내년에만 최대 4차례 만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간 ‘강 대 강’으로 치닫던 양국 간 경제 현안 갈등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중이 전략적 핵심 현안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는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의 뇌관으로 급부상하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 사나에 총리에 “대만 문제와 관련 발언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중 정상의 4차례 회동 가능성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을 통해 처음 구체화됐다. 베선트 장관은 11월 25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미·중 정상이 최대 네 차례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며 그 시나리오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국빈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국빈 방문 △미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중국이 개최하는 APEC 정상회의를 꼽았다. 그는 “1년 동안 네 번의 회담이 있다면 양국 관계에 큰 안정성을 부여할 것”이라며, 고위급 소통 자체를 ‘위험 방지 장치’로 평가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2026년 미중 관계의 ‘유화 국면’ 가능성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은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해 ‘AI와 로봇 기술은 화이트칼라(사무직)와 블루칼라(현장직) 전반에서 광범위한 직종 대체로, 향후 10년 내 미국 안에서만 최대 1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AI의 영향으로 간호사의 40%, 트럭 운전사의 47%, 회계사의 64%, 교육 보조원의 65%, 패스트푸드 종사자 89%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생성형 AI 확산이 일자리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생성형 AI 활용능력을 배우고, AI 윤리성도 함께 향상시키는 일이 중요해졌다. 이상은 부산시 AI위원회 위원(DMN 대표)은 최근 국회에서 ‘생성형 AI 활용능력·사용자 윤리성 향상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 정책토론회을 열었다. ‘미래 일자리를 위한 AI 활용교육’이라는 주제로 기조발제한 이 위원은 "현재 우리는 ‘속도 격차’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 생성형 AI 등장으로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 최근 우리 사회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기존 인재양성 시스템은 산업사회형 모델로 ‘연(年)’ 단위,
내년 3월 이른바 ‘해상풍력 특별법’(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 한국 해상풍력 시장의 룰은 한 번 크게 바뀐다. 정부가 미리 입지를 골라 환경·경제성·수용성을 검증한 뒤, 그 안에서 사업자를 뽑는 계획입지와 공공주도 모델이 법제화되는 것이다. 개발사는 더 이상 “좋아 보이는 바다부터 점 찍고 들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국가가 지정한 개발구역 안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런 시기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이 한국 정부에 해상풍력·재생에너지·AI(인공지능) 인프라에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투자의향서(LOI)를 내밀었다. 블랙록이 굴리는 자산은 2025년 3분기 기준 13조5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1경9000조원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해상풍력 특별법과 공공주도 모델을 올라타고, 에너지 전환과 AI 허브 전략을 동시에 밀어붙일 수 있는 “꿈의 재무 파트너”를 얻은 셈이다. 그러나 같은 시기, 또 다른 외국계 해상풍력 개발사인 노르웨이 에퀴노르는 제주 추자도 해상풍력 공공주도 사업에서 사실상 발을 뺐다. 제주에너지공사가 공모한 2.37GW ‘추자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1·2차 모두 불참했고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설계·시공을 맡았던 현대건설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이후 국토교통부가 재입찰 공고를 내지 않으면서 일정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현대건설의 철수 직후에는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정권을 새로 잡은 이재명 대통령이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좌초되거나 지연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업 추진 자체는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설계·시공을 맡을 기업을 어떻게 선정할지, 공사 기간(공기)은 어느 정도로 설정할지, 또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안전성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M이코노미뉴스는 그간 가덕도신공항을 둘러싸고 불거진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 재입찰 공고 지연…시공사 선정 후에도 최소 6개월 설계 필요 현재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사업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 안에는 재입찰 시기와 공사 기간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작업 자체가 순조롭지 않은 분위기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 9월 29일 기자회견에서 “11월 초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연말에는 재입찰 절차를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최종 확정됐다.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및 안보 관련 주요 쟁점에 합의한 지 16일 만이다. 14일 이재명 대통령은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내용이 담긴 설명자료 작성이 마무리됐다"고 발표한 뒤 "이로써 우리 경제와 안보의 최대 변수 중 하나였던 한미 무역·통상 협상 및 안보 협의가 최종적으로 타결됐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발표한 한미 공동 팩트시트는 지난 7월 한미 양국 간 큰 틀에서 합의한 무역 합의가 연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조선 분야에 1500억 달러, 전략적 투자 2000억 달러를 하는 대가로 미국이 자동차와 차 부품, 목재 등에 부과한 품목별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양해각서(MOU)에 따른 투자액이 한 해에 200억 달러를 넘지 않도록 했는데, 외환 시장 안전을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한국 의약품에 부과하는 관세 역시 15%를 초과하지 않기로 했고, 대미(對美)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향후 체결될 수 있는 미래의 협정과 비교해 불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규제지역을 일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엄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에 ”규제지역 조정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현재 화성이나 구리의 경우 부동산 가격의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수준"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 대처를 통해 정부 시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가 충분히 설명하고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첫째 주(11월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동탄을 낀 화성시와 서울 동부권에 인접한 구리시는 각각 0.26%, 0.52%로 직전 주 대비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 거래량에서도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비규제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2% 늘었다. 화성시는 대책 전(20일 간) 561건에서 대책 후(20일 간) 890건으로 거래가 증가했고 구리시는 대책 전 133건에서 이후 187건으로 거래향이 41% 증가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