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마지막 날인 31일 파주 임진각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통일과 염원이 담긴 소원리본이 가득 매달린 철망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젊은 연인은 신기한 듯 리본을 만지작거렸고, 느린 우체통과 이산가족우체통 앞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3년 전 남한으로 와서 정착했다는 박영숙(가명)씨는 “제가 살던 곳이 바로 저 앞인데 갈 수도 없고 가족들을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프다”면서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이 보고 싶을 때면 임진각을 찾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새해에는 꼭 통일이 되어서 가족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적시었다.
가족들과 함께 제야의 타종행사를 보기 위해 임진각을 찾았다는 송기운(가명) 씨는 "매년 타종행사 열리기 때문에 취소된 것을 모르고 왔다"면서 "새해에는 나라가 편안하고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들도 모두 건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는 2018년 새해를 맞아 통일을 염원하는 기도와 찬송도 이어졌다.
한편 경기도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우려해 31일 파주 임진각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송년제야행사를 30일 취소했다.
경기도는 31일 오후 8시 30분부터 이튿날 오전 0시 40분까지 임진각 일대에서 남경필 지사, 정기열 도의회 의장 등 각계 유명인사와 도민이 참여한 가운데 제야의 종 타종식 등 송년제야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