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 300종을 공개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14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민정비서실의 인원이 보강돼 공간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캐비닛을 정리하다 지난 3일 자료를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건 작성시기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청와대 근무시기와 겹쳐, 구속 위기를 두 차례나 벗어난 우 전 수석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는 이 문건들이 2014년 6월11일부터 2015년 6월24일까지 작성된 자료들이라고 밝혔고, 우 전 수석은 2014년 5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민정비서관으로, 2015년 2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민정수석으로 일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자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도와준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다는 검찰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구체적으로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 → 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 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 ▲삼성의 당면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대응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문건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문화예술계 건전화로 문화융성 기반 정비 ▲건전보수권을 국정 우군으로 적극 활용 ▲문체부 주요 간부 검토 ▲국․실장 전원 검증 대상 ▲문화부 4대 기금 집행부서 인사 분석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청와대는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자필 메모 1장도 공개했다. 메모에는 ▲일부 언론 간첩사건 무죄판결―조선 간첩에 관대한 판사 ▲차제 정보 수사 협업으로 신속 특별행사법 입법토록 → 안보 공고히 ▲ 대리기사 남부 고발―철저 수사 지휘 다그치도록 ▲전교조 국사교과서 조직적 추진―교육부 외에 애국단체 우익단체 연합적으로―전사들을 조직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다만 청와대가 공개한 자료들이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개한 문건들이 증거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위조나 변조 없는 진정한 문서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청와대는 아직 누가 어떤 이유로 작성했는지 등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관련 감사, 특검과 손잡은 정유라의 변심, 청와대의 문건공개까지 이어지면서 막바지에 다다른 국정농단 재판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