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2019년 UN 기후정상회의 이후 관련 121개 국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기후 동맹’을 구축하고,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낮추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국가별로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 2050년까지 화석연료 의존율 감소)’을 제출하기로 했다.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사회·경제적 막대한 손실을 일으키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 태풍, 집중호우, 수질오염 등 우리의 생존과 안정적 생활을 위협하는 다양하고 심각한 이상기후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범지구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우리나라도 지난 100년간 기온이 1.5℃ 상승했으며, 이는 지구 평균의 2배를 상회하고 있다.
국내·외 온실가스 배출현황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524억톤으로 최근 10 년간 연평균 1.4% 증가했으며, 이 중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량 1위는 중국(140억톤)이며, 미국(66억톤), EU27+UK(43억 톤), 인도(37억톤) 등의 순이다. 그러나, 유럽연합 등은 28개 국가로 구성되어 있는 총 합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국가별로 구분하면 다배출 국가에서 제외될 수 있으며, 강력한 규제 강화로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65%는 에너지 분야, 25%는 산업공정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14%는 운송 분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3개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저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약 7.3억톤으로 1990 년 대비 약 150% 증가했고, 총 배출량의 86.9%는 에너지 분야고, 7.8%는 산업공정, 2.9%는 농업분야에서 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의 경우 1990년 대비 163.1%가 증가했으나, 다행스럽게도 2018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수립·이행으로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산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약 3억 4650만톤이며, 이중 전남지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7850만 톤으로 지자체 중 가장 많으며, 2위는 충남으로써 6650만톤, 3위는 경북으로써 4770만톤이다. 전남, 충남, 경북은 철강산업단지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석탄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고, 울산은 석유화학 업종에서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온실가스 대응 정책
해외 주요국들은 그린산업에 대한 육성과 온실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혼용하고 있다. 2019년부터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탄소가격제를 도입중에 있으며, 특히 2020년 5월 발간된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46 개국, 32개 지방정부가 61개의 탄소가격제(ETS 31, 탄소세 30)를 실행·도입 예정이다.
금융국제기구(IMF, BIS 등)에서도 탄소세 인상, 기후변화 위험에 대한 금융감독 관리체계 구축 등 국가차원의 선제 대응을 하도록 권고·유도 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파리협정(‘16년 발효)과 UN 기후정상회의(’19.9.) 이후,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20.10.28.) 했고, 주요 내용으로는 ①산업·경제·사회 全영역의 ‘탄소중립’ ② 재생에너지·수소·에너지IT 등 3대 에너지신산업 육성 ③소외 없는 공정한 전환 등 3대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관계부처 합동으로 ‘20.12월 발표한 2050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는 탄소중립·경제성장·삶의 질 향상 동시 달성을 위한 능동적 대응을 비전으로 3+1 전략 추진 및 10대 과제를 제시한바 있다.
국내·외 탄소시장
세계 탄소시장은 2020년 2720억 달러로 4년 연속 20%씩 성장하여 2017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고, 배출권거래제(ETS) 시행 확대로 2021년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의 16%가 제도 하에 관리되어, 2005년 5% 대비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또한 주요 기업들은 ESG 기업경영을 확산하고 있는바, 2020년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자산 절반($45조, CAGR 15.3%) 이 ESG로 운용 중이며, ESG 채권 규모도 2020년 4890억달러 수준(CAGR 71.5%)으로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2025년 ESG 운용자산은 52조달러 이상, 채권규모는 7조20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2015년 이후 글로벌 신용평가사들(Fitch, Moody’s, S&P 등)은 신용등급에 ESG 를 반영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배출권거래제 도입부터 제2차 계획 거래기간 (2015.1.1.~2020.9.11.)까지 거래된 국내 배출권의 총 규모는 1억6390만톤(약 4조 347억원)이며, 이는 온실가스를 다량 발생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국내 기업들이 주요 수출 3개국(미, 중, EU)에 지불하는 추가 금액은 연평균 17.4%(2023~20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EU의 탄소국경세 도입안 발표 (2021.7.14.)를 통해 한국 수출은 연간 0.5%(약 32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21년 7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기업들은 탄소국경세에 의해 자동차· 선박(-0.16%), 철강(-0.10%), 화학제품(-0.10%), 전기전자 (-0.10%) 등 주요 산업별 한국 수출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탄소중립 추진 방향
온실가스 배출은 우리의 삶, 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여기서는 국내 온실가스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 부문 중심의 탄소중립 추진방안을 제시하고자 하며, 크게 4 가지 분야에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기반조성 측면, 둘째는 실증 및 평가와 유지보수 측면, 셋째는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모니터링과 시험 및 인증이고 넷째는 전문기업을 육성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첫 번째,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기반조성은 기술개발 전문 고급인력을 양성하고 현장인력을 양성해야 하며, 전문연구소 설립 또는 지정을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기술개발 전문 고급인력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철강, 화학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 전문대학원’등을 설립·지정 운영함으로써 탄소배출 관련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시킬 필요성이 있다.
현장인력 양성은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 및 석유화학산업단지의 탄소중립과 관련된 핵심기술의 적용과 운영·관리 를 위해 현장 인력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많은 출연연구기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탄소중립과 관련된 전문연구소는 국내에 부재하기 때문에 탄소저감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전문연구소 설립을 통해 소재부품, 신재생에너지, CCUS 등의 추진이 필요하다. 즉,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는 시스템의 조정이 필요한 것이다.
두 번째, 실증 및 평가와 유지보수는 개발된 기술의 현장 적용이 필수임을 감안해 철강,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실증과 평가를 지속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탄소저감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탄소중립 연관기술 적용에 따른 산업안전 유지보수 전문기관 육성과 유지 보수 인력 배출을 위한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여야 한다.
세 번째, 탄소배출에 대한 모니터링은 끊임없이 진행돼야 한다. 즉, 탄소중립 선언과 이행에 대한 점검 관리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분석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서 상시적으로 모 니터링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또한 탄소배출량에 대한 시험분석과 배출권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기업 스스로 자발적 관리가 돼야 하며, 탄소배출권 인증 후 거래제도를 마련해 탄소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네 번째, 탄소배출량이 많은 3개 지역(전남, 충남, 경북-울산)에 탄소중립 추진 관련 기술집적화 단지를 개발함으로써 탄소중립의 거점화 추진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기술집적화 단지에는 연관기업의 육성을 위해 기업보육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기업부설연구소 입주 공간을 지원하고 기술개발과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관련지자체와 공동으로 개발해 운영할 필요성이 있으며, 지역특성이 맞는 ‘탄소 중립 협의체’를 구축하여 기술과 정보교류의 장으로 확대 운영함으로써 탄소저감의 실효성을 증대시켜야 한다.
세계 각국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와 기술혁신을 위한 모든 역량을 결집하고 있으며, 2050 탄소중립은 기존 기술만으로는 달성하기 불가능한 도전적 과제이므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과감하고 광범위한 기술개발 추진이 필수이다. 이제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남아 있는 시간은 매우 촉박하며 ‘탄소중립’을 위해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하는 시간이다.
정중채 - 인하대학교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첨단소재공정연구소 책임연구원(현재) - 전남지역혁신협의회 위원(현재) |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