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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다시 연결된 통신연락선으로 대화 물꼬 트기를

남북 간에 끊어졌던 통신연락선이 지난 7월 27일 복원됐다. 통신선이 끊어진 지 13개월여 만이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남북 양 정상은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親書)를 교환하면서 남북 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왔으며, 우선적으로 단절됐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코로나 백신과 식량 지원을 포함한 남북 교류 협력 방안을 협의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 내에 남북 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의 틀이라도 만들어 놓고 다음 대통령에게 물려주고 싶어 할 것이다.

 

북측도 미국의 장기적 경제제재로 인한 경제난과 식량난, 코로나 위험 상존 등을 시급히 풀어야 할 국면에 처해 있다. 현재로서는 핵 발사 위협의 ‘약발’도 통하지 않고 있던 차였다.

 

트럼프의 바통을 이어받은 바이든 대통령은 북핵에 신경 쓸 틈이 없다. 변이 코로나 재확산, 트럼트 전 대통령의 남부 주에서 활동 재개 등 내치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아프간 철수의 후유증도 걱정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관심은 중국과 러시아에 전적으로 맞춰져 있을 뿐, 북한에 눈길을 줄 여유는 없을 것 같다.

 

북한은 그간 미국과 직접 협상을 줄기차게 시도해봤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오자 한국과의 대화를 재개한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은 남한과의 대화에서 우호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낸 뒤에 미국에 제재 해제를 요청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북한은 코뚜레를 뚫지 않은 송아지와 같다.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들여 국제법상의 룰을 지키게 하려면 대단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가만히 내버려 두기만 하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므로 길들이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비록 평화의 손길을 참을성 있게 내민다고 해도 우리의 방위 태세를 한 점 흐트러져는 아니 될 것이다.

 

최근 아프간에서 미군이 완전히 빠져나오자, 탈레반이 기다렸다는 듯이 총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제2의 도시 칸다하르 시 외곽 점령지에서 미군에 협조한 민간인들을 색출해 처형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유엔의 아프간지원단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 철수 시작일인 지난 5월 1일 이후 두 달여 만에 민간인 사상자는 사망 700여명 등 2392명에 달한다고 한다. 미군에만 국방을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아프간 사태에서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호전적인 강대국의 위협에 시달려 왔다. 호전적 강대국의 위협에 맞서는 궁극적인 방법은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미사일 제한 해제를 계기로 발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방위산업 경쟁력을 높이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독일 민족이 전쟁 없이 통일을 이뤄냈듯이 우리 한민족도 못해낼 게 없다. 당장 통일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와 공동 발전의 합의정신만이라도 공유해나가자. 남북 간의 정통성, 이념, 체제 경쟁은 무의미해졌다고 본다.

 

북한 지도층은 실용정신을 회복하여 남북이 공존하면서 북한 인민도 잘 살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중국에 아무리 기대봐야 식량, 비료 포대밖에 더 있는가. 가깝고도 쉬운 길이 있는데도 먼 길을 돌아가려고 하지 말고 남쪽의 진심 어린 손길을 잡아주기를 간곡히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