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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애도’와 ‘비판’ 사이에서…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지난 7월 12일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민분향소에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잿빛 구름이 드리운 서울 하늘 아래에서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을 보내는 의식을 조용히 치러냈다.

 

서울시청 입구에는 박 전 시장을 향한 시민들의 슬픈 목소리가 활자로 남겨졌으며, 이 소리 없는 목소리들 속에서 우리는 애도 외에도 많은 것을 읽어야 내야 했다.

 


황망한 죽음과 함께 서울시민들에게 마지막 ‘안녕’을 남긴 박 전 시장은 우리 사회 전체에도 숙제를 남겼다.

 

박 전 시장이 생전 시민사회 발전과 서울시정에 공헌한 점을 긍정하는 것과 박 전 시장으로부터 발생한 성추행 ‘피해자’를 연대하는 것이 서로 다른 목소리로 나와 부딪치며 울려 퍼졌다.

 

 

말은 세 치 혀를 떠난 순간 직선으로 공론장을 가르고, 공간을 둘로 쪼갰다. 박 전 시장을 애도하는 말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됐고, 피해자를 연대하는 말은 박 전 시장의 공적에 대한 폄하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에 언론들과 다른 가짜뉴스들이 보태지며 사태를 더욱 혼탁하게 만들었다.

 

두 말이 부딪치며 만들어낸 울림과 그사이에 만들어진 진공상태의 공간을 우리는 다시 채워야 한다. ‘애도’와 ‘연대’의 목소리도 모두 그 안에서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서울시청 앞 서울도서관 외벽에 걸린 시민 공모로 뽑힌 글귀가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냇가의 돌들은 서로 거리를 두었음에도 이어져 징검다리가 된다”

 

박 전 시장이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중 큰 돌 역할을 했던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커다란 징검다리 돌 하나가 빠졌다. 우리는 그 앞에서 주저하거나 멈추지 말아야 한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