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이사람

소비자 입맛 사로잡은 ‘쌀쌀맞은 닭’

쌀가루 튀김옷 입혀 바삭바삭한 맛 살려내다!

〔김미진 기자〕“‘굿바이 밀가루 치킨’이라는 슬로건으로 건강과 맛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을 내걸고 있는 치킨브랜드가 있다. 이 업체는 기존 치킨들이 으레 입혀온 밀가루를 과감히 빼고 100% 쌀가루로 튀김옷을 입혀 바삭바삭한 진짜 맛을 살려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0여 년 동안 치킨업계에서 연구원으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치킨 맛의 차별화를 가져오고 시장공략에 나선 ‘쌀쌀맞은 닭’.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튀김옷을 입혀서 성공해내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들었다.


지금껏 많은 식품회사들은 밀가루를 대신할 소재개발에 정성을 들여왔다. 그러나 밀가루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식감을 만족시키는 데 한계를 느껴 무너지고 말았다. 이런 가운데 작은 소규모업체가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튀김옷을 입힌 제품개발에 성공하여 시장에 진입했다. ‘쌀쌀맞은닭’ 이상희 대표는 쌀을 소재로 하여 밀가루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식감을 살려야 하는데 그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저도 치킨 업계에서 10년 동안 연구를 해온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막상 제품을 개발하려고 하니까 막막하더라고요. 예민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 잡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수도 없는 실패와 노력을 했음에도 어쩔 수 없는 시행착오를 겪어왔다는 이 대표는 배합과 방법을 바꿔가며 다양한 시도 끝에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직장생활을 치킨업계에서 시작한 그는 닭을 연구하는 일이 너무나 재미있어 푹 빠진 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저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식품회사에 들어가는 게 수순이었죠. 제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당시(1965년)만 해도 치킨시장이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였어요. 그때 제가 들어간 회사가 한국에 진출하여 1994년 처음으로 서울 압구정동에 1호점을 개점한 파파이스였습니다. 저는 거기서 제품개발을 담당하는 연구원으로 일했고요. 요식업이 성장가도를 달릴 때라 치킨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나오는 걸 보니까 참 재미가 있더라고요.”


이 대표는 거기서 여러 개의 제품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재미있는 콘셉트를 생각해 내서 제품개발에 응용도 하고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면 어떤 맛을 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연구했다. 이렇게 만든 제품들은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경험을 해온 이 대표로서는 ‘쌀쌀맞은닭’이라는 브랜드를 내걸고 제품개발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게 ‘쌀을 가지고 어떻게 식감을 살려낼 것인가’였다고 한다.



정말로 맛있는 치킨 맛 살려


오직 닭을 소재로 한 맛 개발에 몸 담아온 그는 제품개발에서부터 브랜드로고, 디자인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체크한다. 제품의 모든 개발에서부터 콘셉트를 구상하는 것까지 어느 것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다는 그는, 이날도 새로 개발한 시제품에 대해 맛을 평가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거 맛 좀 봐주세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서 평가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그는 잠시의 시간도 허비하지 않고 메뉴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 결과 오픈 1년 만에 19가지 다양한 맛을 내놓고 소비자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었다.


“처음에는 프라이드 제품만 개발해서 내놨습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괜찮더라고요. 현재 오븐제품도 개발해서 내놓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색다른 맛에 대해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사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거든요. 매운 맛도 그냥 매워선 안 되고 맵긴 하되 다양한 맛이 나야 하고요.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끄는 메뉴가 애간장 치킨인데 상당히 좋습니다. 어떤 손님은 저희 애간장 치킨을 먹고 치킨을 좋아하게 됐다는 분도 계세요.”


쌀가루가 튀겨 졌을 때 딱딱해지는데 그걸 부드러우면서 맛있게 식감을 살려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는 이 대표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로 튀김옷을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마이너리그(Minor League)를 잘 활용한 사례가 되고 있다. 그 결과 1년 만에 10개(역삼, 여수여천, 서현이매점, 울산산삼점, 원주단계점, 구의동점, 석촌점, 시청점, 센트럴파크1호점, 정자점 등)의 전국가맹점을 열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서울 역삼점만 직영으로 운영되고 전국에 있는 9개의 매장은 가맹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의 매장을 직영형태로 끌고 가는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직원들 교육도 시켜야 하고 개발도 해야 한다. 이제는 사무실만 가지고 가맹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 꾸준히 제품개발도 해주고 서비스교육도 시키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가맹점주들이 매출신장을 가져올 수 없다. 그만큼 제품개발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맹비, 인테리어비, 교육비, 로열티 전혀 없어


또 다른 장점이라면 전문가로 구성된 멤버들이라는 점이다. 수년 동안 동종업계에서 일해 온 전문가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하고 맛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이러한 믿음 때문인지 새로 오픈하려는 사람들의 문의도 많은 편이라고. 점주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먼저 드셔보시고 맛이 괜찮으니까 선택하셨기 때문에 아주 만족해한다”며
웃었다.


‘쌀쌀맞은닭’은 두 가지 콘셉트로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설명회를 열어준다고 한다. 매장형과 테이크아웃 형태인데 소자본으로 창업해서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경영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을 하려면 대략 10평 기준일 경우 3700만원, 20평일 경우 5200만원 정도면 창업이 가능하다. 또 창업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교육비, 로열티는 전혀 받지 않기 때문에 현재 매장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사람이나 새로운 창업아이템을 찾는 사람들은 부담 없이 오픈할 수 있다.


“저희는 인테리어도 가맹점주가 직접 시공을 하도록 합니다. 또 저희 매장 어디든 들러 둘러본 다음에 창업을 하고 싶으면 본사와 계약을 체결하면 되고요.”


이 업체는 휴머니즘에 입각한 경영마인드로 본사직원과 가맹점이 서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답은 현장에서 찾으려고 노력한다. 본사가 점주들과의 소통을 잘 해야 하고 점주들의 고충이 곧 본사의 고충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마인드로 힘든 점주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역 맞춤형 이벤트로 매출신장 이끌어


매장이 어려움에 처할 때는 본사가 나서서 그 지역에 맞는 이벤트도 연다. 각 매장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이벤트가 아니라 그 지역을 분석하여 소비자들의 취향과 소비 형태를 조사한 후 접근하는 방식이다.


“서울 석촌점이 지난 12월초부터 1+1이라는 맥주행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주 결과가 좋아서 점주님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 이벤트는 원래 인천 송도점에서 먼저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여름이 지나면서 매출이 줄어든다고 해서 10월에 맥주 1+1행사를 열었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거긴 점주님께서 올 1월까지 이벤트를 연장한 상황입니다. 주변 여건이 석촌점도 비슷해서 이벤트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더라고요.


원래 이런 이벤트는 본사와 가맹점이 반반 부담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본사에서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있습니다. 치킨가게는 계절 매출의 변화가 심한 편입니다, 여름에는 잘 되다가도 추운 겨울에는 매출이 떨어지는거죠. 그래서 처음 오픈해서 겨울을 맞는 점주님들은 아주 불안해하죠.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1+1 맥주이벤트를 열게 된 겁니다. 한 잔 가격으로 두 잔을 마신다는 것에 대해 직장인들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났어요. 그러다 보니까 인천 송도점의 경우 점주님이 자기부담으로라도 이벤트를 연장하겠다고 한 거고요.”


‘서로 상생해 나가자’를 기업의 이념으로 내걸고 있다는 이 대표는 향후 회사가 커졌을 때는 초창기 함께 고생한 직원들과 협력업체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출발선에서 한 마음으로 뭉쳐서 성장했을 때는 거기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미래성장 가능성을 가진 회사는 사람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사람중심을 재차 강조했다.



힘든 가맹점은 시식차를 끌고 본사가 지원


“본사가 시식차를 직접 끌고 가서 매장이 있는 지역의 사람들에게 치킨 맛을 보여주기 위해 시식행사도 엽니다. 먹어 본 소비자들이 쌀로 튀김옷을 입혔다고 하면 깜짝 놀라요. 너무 맛이 좋아서 몰랐다면서. 맛에 대해서 만큼은 자신이 있으니까 가맹사업을 권해드리는 겁니다. 시식차를 끌고 나가서 지원을 할 때는 그 비용에 대해 본사와 가맹점이 부담을 함께 해야 하지만 현재는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식차를 운행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운행하려면 주차문제에서부터 여러 가지 비용도 발생하고 거기에 드는 인건비 등 보이지 않는 지출이 많습니다.


그러나 가맹점이 잘 돼야 본사가 잘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이견이 없습니다. 많은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치킨 한 마리를 팔았을 때 본사에 얼마의 이익이 남는가를 따지고 유통마진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이에 반해 저희는 얼마나 많은 소비자가 우리제품을 먹을 수 있게 할 것인가에 대해 더 고민합니다.”


본사의 마진보다는 가맹점의 마진이 더 남길 수 있어야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보기에 아예 시스템자체를 그런 기준에 맞추고 있다는 이 대표는, 경쟁력제고를 위해 매장의 인테리어와 디자인에 대해서도 많은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아무리 후발주자라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는 얘기다.


해외시장 공략도 계획


‘쌀쌀맞은닭’은 오픈 1년 만에 벌써 해외시장도 공략했다. 지난해 8월3일 텍사스 주 Dallas점 오픈에 이어 캘리포니아에도 매장을 오픈 준비 중에 있다. 미국 달라스점은 그곳에 사는 교민이 서울을 방문했다가 치킨을 직접 먹어 본 후 가맹점을 열었다. 곧 오픈예정인 캘리포니아 점은 달라스점을 방문하였다가 가맹을 하게 된 케이스이다.


“저희 치킨을 먹어봤는데 너무 맛이 있었다면서 미국에다 가맹을 하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연락이 왔어요. 달라스에서 한국인 식당을 크게 하신 분인데 충분한 배경도 가지고 있더라고요. 원래는 다른 브랜드 가맹을 하시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쌀로 튀김옷을 입힌 치킨을 드셔보신 후에 미국인들한테도 통하겠다고 보신 거죠. 미국 분들은 밀가루 알레르기에 굉장히 민감한데 이런 부분도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너무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지난해 8월에 오픈했는데 글루텐 프리(gluten-free)식으로 해서 달러로 치면 7만~8만 불 정도 매출이 오른 것 같아요.


매장이 40평인데 미국은 시공할 때부터 화장실과 창고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규정이 정해져 있다 보니까 매장에 테이블이 9개 정도밖에 안 돼요. 달라스점에서 치킨을 먹어 본 후 계약을 체결한 교민이 또 계십니다. 1월 중 오픈예정으로 현재 교육을 받고 있는데 이분은 캘리포니아에 사시는 교민입니다. 치킨가게를 열어 볼까 하고 인터넷 검색하다가 달라스점을 알게 됐다고 해요. 쌀가루로 튀김옷을 입힌 게 신기해서 찾아갔는데 맛도 좋고 더군다나 장사가 너무 잘 되는 걸보고 계약을 하게 됐죠.”


이 대표는 해외매장도 국내와 동일한 맛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치킨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이유 중 하나가 현지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원래 맛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재료는 한국에서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상표등록을 진행 중이라는 이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에도 상표등록을 해놓을 필요가있다고 생각해 그 부분도 서둘고 있다고 말했다.



3배 이상 비싼 원가...그러나 최고 맛을 위해 감수


쌀이 밀가루에 비해 3배 정도 비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원가에서부터 경쟁력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단순히 원가만 계산해서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될 수 있지만 더 깊숙하게 들어가면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런 착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쌀가루 값이 비싸다고 해서 원가가 높아지진 않습니다. 치킨을 소비자들이 맛있게 먹는다면 시장의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니까요. 저희는 그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국내 밀가루 시장이 75정도 되니까 쌀가루 튀김으로 10프로만 가져와도 성공이라 생각한 거죠.


그렇게 되면 원가가 조금 비싸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거든요. 식감만 제대로 살리면 소비자들은 기왕 먹는 거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치킨을 먹으니까요. 시식차를 운행하고 이벤트를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저희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맛도 많은 홍보가 됐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저희 매장을 찾고 있고요.”


이 대표는 맛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내년에는 브라질 올림픽도 있고 해서 그에 맞춰 신제품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치즈치킨과 현미치킨을 완성해서 곧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진출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안정적으로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내 시장 역시 올해 안에 20~30개 매장을 추가로 늘려서 탄탄한 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대형 치킨 브랜드를 앞서가고자 한다는 그는 양심을 담아낸 경영마인드와 자신감 있는 추진력으로 발걸음에 힘을 실고 있었다. 포화상태인 시장에서 전 세계로 보폭을 넓히며 약진하고 있는 ‘쌀쌀맞은닭’이 2016년 한해의 성적표를 어떻게 만들어 낼지 기대된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