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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소기업의 디지털 자금관리와 금융의 역할

박덕환의 경제칼럼

중소기업 디지털화와 정보화는 약간 다른 개념이다.

 

정보화는 기업이 여러 정보기 술(IT)을 활용하여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아날로그 경험칙)를 디지털 정 보로 변환함으로써 보다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회계프로그램 등 패키지화된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하여 종이 형태의 자료를 PDF 형태로 보관한다거나, 웹 양식을 통한 고객정보 수집 및 관리, 재고관리의 전산화 등 디지털화된 정보관리에 중점을 둔다.

 

반면 디지털 전환은 사물인터텟(IoT), 클라우드 기반의 IT서비스, 빅 데이터 분석, AI(인공지능)서비스, 디지털 트윈(가상화 공장시스템) 등의 정보기술을 통해 디지털화된 정보(데이터)간 유기적인 네트워크화로 조직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전과 다른 회사로 탈바꿈되는 과정이다.

 

 

한때 세계 최대의 휴대폰 제조사였던 노키아가 현재 차량용 지도 SW 회사로 변신하였고, 세계 최고의 컴퓨터 제조사였던 IBM은 IT컨설팅사로 사업 모델이 변하였다. 기존 프로세스를 혁신함으로써 전에 없던 고객 경험을 창출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을 개발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정보화의 효과가 업무 효율화라면 디지털 전환의 효과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신시장 개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화’와 ‘디지털 전환’은 서로 다른 개념이지만 일련의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디지털 데이터를 확보, 저장(축적), 분석(생성, 갱신), 공유(네크워크화)하는 정보화 역량을 보유한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 다.


중소기업의 정보화 분야는 생산/재고관리, 구/판매관리, 재무/회계관리,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SCM)관리 등 다양하다. 이중에서 기업들은 기업회계기준에 맞게 회계장부를 작성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SW를 활용한 재무/ 회계 부문의 정보화가 보다 빠르게 이루어졌다.

 

주로 세무사 중심으로 회계서비스가 이루어졌으며, 사용되는 SW는 ‘더존 Smart A’, ‘경리나라’, ‘얼마에요’, ‘이카운트’, ‘세무사 랑’ 등 S/W 공급 기업별 종류도 다양하다. 또한 필요에 따 라 기능을 추가 제공함으로써 대부분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급으로 진화하였다.

 

그러나 이들 SW를 제공하는 기업들에게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가 자금관리 분야이다. 회계와 자금관리는 비슷하지만 성격이 다른 분야이다. 자금관리 업무의 하나인 자금의 수지(수입/지출) 활동을 회계 업무에 실시간 반영하는 것은 업무 담당자는 물론, 회계 SW 공급자에게도 데이터 수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차 발생과 오류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자금의 수지 데이터는 부득이 담당자의 수작업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회계와 자금관리업무는 이중성을 띨 수 밖에 없고 담당자는 작업을 두 번 해야하는 번거로움과 이중 입력에 따른 오류와 사고의 개연성이 존재한다. 

 

자금관리는 기업이 경영할동에 필요한 자금을 계획적으로 조달, 운용함과 동시에 자금의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통제하는 체계적인 시책이다. 다시 말해 자금관리는 기업의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자금(유동성)의 전략적 확보 및 운영을 말한다.

 

반면 회계는 기업 전반의 자산 및 부채, 자본의 구성과 관리를 위한 경영활동이다. 자금을 인식하는 기준도 다르다. 회계는 현재 자금이 없어도 인식하는 발생주의 원칙이지만 자금은 실현주의 원칙이다.

 

목적 또한 다르다. 자금관리는 기업 운영의 혈액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여 미래의 자금수요를 예측하기 위한 것이고, 회계는 일정 시점의 재산상태와 일정기간의 경영성 과를 보여주는 대외적 성격이 강하다(표1 참조).

 

2008년 금융위기 때 기업들의 ‘흑자도산’은 회계에 방점을 둔 경영활동의 결과 현금이 장부에는 있지만 내 손에는 없는 상황에서 도산하는 불행을 낳았으며, 그 이후의 경영활동은 ‘무차입 경영’이라는 현금 중심의 경영문화가 시작되는 변곡점이 되었다.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현금흐름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회계 중심의 자금 공급 보다는 기업의 현금흐름에 방점을 둔 자금공급으로 금융의 방향이 바뀌는 계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