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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그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렸어요!"

네추럴푸드팩토리 박영정 씨


여성사업가들 중에는 생활 속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사업아이템을 찾아 창업한 경우가 종종 있다. ‘네추럴푸드팩토리’ 박영정 씨도 같은 케이스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강아지 간식에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을 알고, 무첨가 간식을 찾다가 4년 전 창업에 이르게 됐다는 박영정 씨. 그녀는 현재 방송작가 겸 창업가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자연의 맛 그대로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는 네추럴푸드팩토리. 아주 작은 규모인 이 업체 사이트에는 매일 많은 고객들이 방문하여 제품을 구매한다. 광고나 홍보보다는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제품이 알려지면서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이 사이트 운영자는 방송작가로 활동하면서 네추럴푸드팩토리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박영정 씨이다. 강아지를 너무 좋아한다는 그녀는, 강아지를 키우면서 고구마로 만들어진 간식을 먹였는데 양이 많다 보니까 냉동에 넣어 놓고 하나씩 꺼내주는 게 번거로워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고구마 말린 것을 생각해 냈고 창업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제가 키우는 강아지가 알레르기가 있어요. 먹이를 잘못 먹으면 굉장히 힘들어 했죠. 그런데 유독 고구마를 좋아하는 겁니다. 고구마로 만든 강아지 간식이 100g에 8천원~1만원 정도하는데 사다 먹이다 보니까 양이 많아서 오래 보관해야 하더라고요. 강아지가 좋아해서 먹이긴 하는데 먹고 나면 괴로워하는 걸 보고 아무 것도 넣지 않은 무첨가 먹이는 없을까 하다 찾은 겁니다.”


강아지를 위해 순수한 자연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는 그녀는, 전국을 수소문하여 경기도 여주에 있는 한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공장주인이 목사님이신데 직접 재배한 고구마로 제품을 만들어서 인근 장터에서 조금씩 팔고 계셨어요. 반 건조가 아니라 약간 꾸덕꾸덕한 정도였는데 원물 그대로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는다는 것이 메리트였어요.”


처음에는 강아지에게 그걸 사다 먹인 후 강아지가 건강해지는 것을 보고 블로그와 카카오스토리에 올려서 자랑을 했었다는 그녀는, 의외로 반응이 좋은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자기들도 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냐는 문의가 많았어요. 아이가 아토피가 심하다는 분도 계셨고 자연 그대로 아무 것도 넣지 않은 간식을 찾고 있는데 사다 주면 안 되겠냐며 주문을 하는 분들도 계셨고요. 자연스럽게 창업을 하게 된 거죠.(웃음)” 이후 사업자를 내고 통신판매허가를 받은 그녀는 소비자들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 자연 그대로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은 제품디자인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주먹구구식 창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여기 저기 주문이 밀리고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즈음에 계약을 잘못해서 힘든 상황도 있었다는데. “사연을 말하자면 조금 길어요. 처음에 공장하고 계약할 때 잘 했어야 하는데 처음이다 보니까 그걸 못한 겁니다. 제가 만들어서 파는 제품이 돈이 되는 것 같으니까 이름만 대면 알만한 회사에서 공장으로 직접 찾아가서 계약을 해버렸더라고요. 공장을 하시는 목사님이 세상물정을 잘 모르시다보니까 계약을 해버린 거예요. 나중에 들어보니까 계약서에 자기들 외엔 다른 곳에 납품을 하지 않겠다는 조항이 있는 걸 몰랐다고 해요. 목사님께서 몇 번이나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어떻게 하냐고, 더 이상 제품을 만들어 줄 수가 없다고 하는 겁니다. 맥이 쭉 빠졌죠.”


또 다른 파트너와의 만남


세상물정을 몰라서 생긴 실수는 새내기 창업자를 다음으로 가야 할 길목에서 방황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대로 그만둘까?’ 잠시 그런 생각도 했다는 그녀는, 그러나 포기 대신 새로운 파트너를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느새 고객들이 많아지더라고요. 꾸준히 찾아주고 주문을 해주고 격려해주는데 그만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여러 곳을 다시 수소문했는데 거긴 첫 번째 공장에서 만들었던 고구마말랭이 맛과 약간 달랐어요.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어 놓으면 살짝 짠맛이 났는데 알고 보니까 고구마의 질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까 맛을 더 내려고 소금을 넣었더라고요. 저는 원재료에다 아무것도 넣지 말자는 것인데 소금이든 뭐든 첨가물을 넣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요. 맛이 조금 없어도 고구마의 원래 맛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과 그럴 수 없다는 주장이 서로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국 그 공장과는 계약을 안 했어요. 이후 세 번째로 찾은 곳이 현재 3년째 거래하고 있는 곳입니다.”


공장들은 무조건 제품을 만들 때 첨가물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 같았다는 그녀는, 반 건조식품이다 보니 조금만 날씨가 안 좋으면 곰팡이가 피니까 먹는 포도당으로 코팅을 하자며 오히려 자신을 설득 했다고 털어 놓았다.



“원재료를 가지고 아무런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만들어야지 첨가물을 넣으면 일반 업체들하고 다른 게 뭐가 있냐고 제가 그랬어요. 만약에 배송 중에 제품에 이상이 생기면 제가 모두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제품만 잘 만들어 달라고 했죠.”


아이템을 찾을 때는 직접 현장으로


박영정 씨가 그토록 좋다고 강조하는 고구마는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시대 식량자원으로 선택될 정도로 슈퍼 푸드로 알려져 있다. 탄수화물 식품인 감자와 함께 대표적인 구황작물로 꼽히는 고구마는 탄수화물이 풍부하고, 감자보다 열량이 두 배 이상 높고 단맛도 강하지만 혈당지수(GI)가 낮아 다이어트 음식으로 여성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고구마라 할지라도 말랭이로 만들 때는 그 성분이 감소될 수 있다. 그래서 박영정 씨는 원재료를 선택할 때 관심을 많이 기울인다고 했다.


“어떤 재료를 쓰느냐가 굉장히 중요해요. 저는 전라도 함평지역에서 나오는 호박 고구마를 골라 사용하는데 쫀득거리는 맛이 아주 좋아요. 감 말랭이를 만들 때도 여러 지방의 감들을 가져가서 공장에서 함께 만들면서 맛도 평가하고요. 나중에는 사과, 귤, 배, 단호박, 한라봉, 딸기, 마늘 등 다양한 것들을 가져다가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無이산화황 인증까지 받았어요. 제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있는 건 현재 국내에서 원물에 아무 것도 넣지 않고 순수하게 원물의 맛을 살린 내추럴 제품은 제가 만든 제품이 유일하다는 거예요. 다른 업체에서 만든 말랭이 제품들은 급속냉동을 해서 수분을 쫙 빼서 스낵 같이 건조를 합니다. 이런 제품들은 이산화황처리를 했다고 보시면 돼요. 이산화황이 약간 들어갔다고 해도 포장지에 표기할 의무는 없어 포장지에는 무첨가라고 표기하죠. 그 표기를 보고 소비자들은 정말로 아무것도 안 들어간 무첨가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사서 드시는 거고요.”


생산에서 배달까지 4~5일


“저희 제품은 일단 개봉했다 하면 냉동실에 보관해야 합니다. 아무리 단단하게 냉동을 해도 꺼내면 바로 녹아서 금방 드실 수 있어요. 어떤 제품이든 개봉을 하게 되면 일단 수분이 날아가 버리거든요. 저는 제품의 신선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래서 제품을 만들어 보관했다가 판매하는 게 아니라 만들어서 바로 바로 배달하는 시스템을 고수합니다. 저희 제품을 드신 소비자들은 식감 자체가 다르다고 말해요. 그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 있지 않다 보니까 배달도 신속해야 하는데 만약 오늘 구운 다음 내일 건조하면 모레 바로 배달하는 거죠.”


가장 핫한 제품으로 절대적인 강자로 떠올라


박영정 씨는 제품에 자신이 있으면 굳이 홍보를 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찾아온다면서 자연그대로의 제품임을 강조했다. 한때 카카오스토리 플러스에서 가장 ‘핫’한 제품으로 떠오르며 고구마 말랭이에서 만큼은 절대적인 강자임을 확인했던 이 제품을 구매하려면, 업체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카카오스토리에서 현금 결제를 하고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박영정 씨는 한 달 매출을 묻는 질문에 “계산을 안 해봤는데 크지는 않다”고 말하면서 “잘 팔릴 때는 월 700~800만원 정도 수입이 들어온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이 엄마들을 대상으로 도매를 더 많이 했다는 그녀는 “비록 아이를 키워본 경험은 없지만 좋아하는 강아지를 생각하면서 내가 엄마라면 어떤 것을 간절하게 바랄까를 생각했다”며 “기호라든지 관심도를 체크하며 아이템을 선정한 다음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을 일일이 먹어본 후 고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서 무엇을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지를 체크했다”고 설명했다.


“제가 과일 말랭이를 만든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과일은 건조하면 좋은 비타민이 다 빠져 버려요. 그러다 보니까 보통은 삶는 과정에서 빠진 비타민을 첨가하기 위해 조청 같은 걸 넣어서 보충하거든요. 충분히 무첨가로 만들 수 있겠다 싶어서 시도를 해봤죠.


엄마들이 아이들한테 젤리 비타민을 먹이는데 그거 먹이지 말고 사과 말랭이 먹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그걸 알고 과일말랭이를 먹이는 분들도 아주 많아요. 어떤 엄마는 아이가 과일을 너무 안 먹어서 비타민이 부족했는데 사과말랭이는 새콤달콤해서 잘 먹는다면서 아주 좋아해요. 마늘도 아이들한테 먹이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마늘 말랭이로 만들어 주면 아이들이 곧잘 먹어요. 달콤하면서 약간 쓴맛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이 의외로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마늘 말랭이를 만들 때 너무 까맣게 만들어져서 아이들이 먹는데 거부반응이 생길까봐 공장에서 생활하면서 최상의 샘플이 나올 때까지 반복적으로 시도를 거듭했었다는 그녀는, 완성된 레시피를 통해 여러 차례 다시 만들어서 상품화를 해오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며 그간의 힘든 과정을 털어 놓았다.


이름은 공모, 디자인은 재능기부


박영정 씨가 지금껏 소비자와 호흡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자연 그대로의 원물에 아무 것도 첨가하지 않은 무첨가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공모를 했다는 박영정 씨는 그렇게 많은 고객들이 관심을 가져줄지 몰랐다고 말했다.


“고구마말랭이는 ‘별미별군’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카카오스토리에서 공모를 해서 당선되면 신상품을 보내드린다고 했더니 정말로 많은 분들이 공모에 참여해 주셨더라고요. 거기 올라온 이름들이 다 예뻤는데 고구마를 구워서 말랭이로 만든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별미별군’이라는 이름을 선정하게 된 것이죠. 호박고구마 1kg을 구워서 말랭이로 만들면 완성품이150g 정도 나오는데 별미별군 500g 1봉지는 3kg이 넘는 고구마가 한가득 들어있어요. ‘달콤달감’은 감을 재료로 만든 감 말랭이인데 아이들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떤 분은 아이 주려고 사다 놨더니 남편이 다 먹어버렸다면서 재차 구매의사를 밝힌 분들도 많아요. 우엉을 말려서 만든 우엉말랭이는 구증구포로 만들었는데 우엉에는 사포닌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해요. 이것이 물과 만나면 녹으면서 미세한 거품을 내는데 혈중콜레스테롤과 지방에 달라붙어 이를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젊은 여성들의 경우 다이어트에 좋다고 굉장히 선호하는 차죠.”


제품 이름을 공모한 후 디자인에 대한 고민은 재능기부를 통해 해결됐다고 한다. 고객 중에 캘리그라피를 하는 사람이 재능기부로 멋진 로고를 선물해 주었다는 것. 반면에 포장지는 자신이 직접 골랐다고 했다.


 “대부분 비닐봉지에 화려한 그림을 넣어서 제품을 포장하잖아요. 저는 그게 공산품 같은 이미지가 나서 싫었어요. 저희 제품은 자연 그대로의 제품이니까 옛날 느낌이 나는 종이가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제품에도 아무런 첨가물이 안 들어갔으니까 포장지도 특별한 그림을 넣을 필요 없이 제품이름과 간단한 소개 정도만 하면 될 것 같더라고요. 가장 심플한 것이 저희 제품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방송작가 겸 창업가로


어릴 적부터 힘든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그녀는 학교를 졸업한 후 2년 정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것이 사회생활의 전부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던 그녀가 창업 후 고객과의 소통을 해 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분명 고객이 왕인데도 그게 잘 안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떤 고객은 ‘배짱 장사 하냐’며 악플을 달기도 했어요. 혼자서 하루에도 몇 백 개의 문자메시지에 답을 해줘야 하다 보니 “네, 알겠습니다” “곧 보내 드릴게요” 정도로 아주 건조한 답변만 보내다 보니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대화를 하고 싶은데 너무 쌀쌀맞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숭실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한 박영정 씨는 졸업할 때 영문학으로 졸업장을 받았다. 영문학을 졸업하면 뭐든 먹고 살겠지 하는 부모님의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자유로움을 찾는 그녀에게 짜여진 생활은 영 재미가 없었다. 이후 식품에 관심을 갖고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해 보고 싶었던 그녀는 맛집 블로거들이 너무나 많은 것을 보면서 마음을 접었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방송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막상 해보니까 힘들더라고요. 국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이와 관련된 일을 한 것도 아니고요.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줄거리를 이어가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그런데 매번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다는 게 매력적이었어요.” 그렇게 입문한 방송작가 경력이 현재 8년차이다. 어느 정도 베테랑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그녀지만 여전히 알 수 없는 갈증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자연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넓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무첨가를 고수하며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당찬 도전으로 험한 길을 자처한 이 젊은 여성의 노트에는 어떤 기록이 남겨질지 궁금해진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