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2030대는 대기업이 만든 비싼 제품보다는 중소기업이 만든 품질은 좋으면서 가격대가 낮은 제품을 선호한다. 젊은 층들 의 변화된 소비트렌드는 중소기업의 대박 상품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단숨에 매출 상승을 가져오기도 한다. 창업 5년째인 (주)피에프 네이처 양지혜 대표는 화장품 연구원에서 여성기업인이 됐다.
‘샴푸 연구에 시간을 투자하는 기업’이라는 캐치프레이 즈를 걸고 있는 (주)피에프네이처는 잃어버린 샴푸의 초심과 두피건강 책임을 다한다는 각오로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본인의 두피 상태를 모른채 유명 모델이 나오는 광고를 보고 샴푸를 선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양지혜 대표는 “샴푸를 살 때도 자신에게 어떤 샴푸가 맞는지부터 알아보라”고 조언했다. 샴푸의 선택 기준은 하나도 둘도 ‘청결’이라고 강조한 양 대표는 오직 샴푸만을 연구하고 샴푸만을 생각해온 만큼 국민모두의 두피건강을 위해 샴 푸에 관한 고정관념과 상식을 한 눈에 보여 주고 싶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자연의 향기를 담다
‘자연의 향기’라는 예쁜 이름 Pfnature는 좋은 향의 자연성분 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서 기능성을 겸해서 합성성분이 아닌 자연 성분으로 제품을 만든다는 원칙을 회사명에 담은 것. 이 신선한 철학을 안고 창업할 당시만 해도 양 대표에겐 품질만큼은 잘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특히 헤어제품인 샴푸는 자신이 직접 겪었던 탈모와 대학원에서 탈모 및 두피관련 연구를 하면서 제품본질에 더 충실했다.
좋은 성분도 사람의 피부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에 집중한 양 대표는 아무리 좋은 제품이 나와도 탈모를 완벽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제품이 없다는 현실을 탈모를 겪으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가 샴푸를 선택할 때 지성이니 건성이니 이런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두피청결’이에요. 샴푸의 초심이죠.” 양 대표는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탈모에 대한 슬픈 진실을 알고 난 후 두피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됐고 제품개발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집중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연구원에서 기업가로
사실 양지혜 대표는 창업하기 전까지만 해도 화장품 연구원으로 일했다. 성분 하나 하나에 집중하고 유효한 성분을 찾아 제품에 적용하는 연구소에서 창업의 꿈을 키웠다. 국내 유명 화장품 회사인 N사에서 몸을 담아오다 화장품 OEM업체 연구원으로 옮긴 후 본격적인 창업의 꿈 ‘나만 의 제품을 만들어 보고싶다’는 거창한 희망노트는 서서히 채워졌다. 그렇게 써내려간 양 대표의 노트는 지난 2013년 창업으로 이어졌다.
“맨 처음 출원한 상표가 리맨(Reman)이었어요. 이듬해인 2014년에는 벤처기업 인증을 받아 ‘리맨 옴므 선프로텍션 스틱’도 출시했고요.” 창업 후 자사제품을 만들어 국내 우수중소기업박람회 G-fair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그 결과 대한민국 좋은 제품 HIT500에 선정되고, 행복한 백화점과 서울소재 약국에도 입점도 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나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품력으론 얼마든지 자신이 있는데 유통시스템에서 한계를 느껴야 했다.
“이 모든 것이 인력인데 그러려면 비용이 필요하잖아요. 특히 화장품은 소비제이면서 심리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유명 모델을 써서 광고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잘 몰라주거든요.” 당시 이 업체의 기술력을 눈 여겨 보던 곳들로부터 제품개발 해 달라는 주문이 밀려들었다. 창업 1년 후인 2014년 양 대표는 과감하게 자사브랜드 대신 화장품 OEM·ODM으로 사업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지금 이 업체의 성적표는 ‘화창함’이다.
연 매출 40억 목표 도약
지난해 이 업체의 매출은 약 20억원 정도였다. 올해는 배가 늘어난 40억원 매출을 목표로 뛰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의 나라에 수출길이 열리면서 주문량도 늘고 있다. 양 대표는 최근 국내의 소비패턴이 달라지면서 2030대에서 중소기업의 제품들이 오히려 선호되는 경향이 있어 얼마든지 경쟁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맞춰 자사브랜드 제품도 서서히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을 보면 전체 매출의 85%는 주문자가 제조업체에 제품의 생산을 위탁하면 제조업체가 개발·생산하여 납품하는 ODM매출이고, 나머지 10%정도는 OEM, 5%는 자사브랜드 매출이다.
“요즘은 순식간에 1,000억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고 최근에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 대응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어요. 품질만 제대로 확보된다면 해볼만 하다고 봐요.” 양 대표는 국내유통의 경우 중소기업이 직접하기가 어려운만큼 해외시장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박람회라든가 바이어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갈 계획이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맞춰 OEM이나 ODM을 통해 제품력에서는 인정을 받은 만큼 홍보라든가 유통에 대한 시스템을 갖춰나 간다는 전략이다.
지사브랜드에도 집중
이 업체는 올 상반기 사무실을 이전한 다음에 안정화를 꾀하고 하반기부터는 자사브랜드 품목을 늘리면서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유수의 온라인 오프라인 업체들의 화장품을 직접 개발 및 생산해 공급하고 있는 이 업체는 가끔 특별하고 특색 있는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도 받아 연구개발에 힘쓴다.
“지난해 개발해서 납품 중인 마스크팩 중에는 커피향이 나는 제품도 있어요. 미국에 있는 회사로부터 색다른 콘셉트의 마스크 팩을 만들고 싶다는 주문을 받아서 커피향을 넣었는데 반응도 꽤 좋은 편이에요.”
현재 이 업체에서 만드는 제품은 일반적인 마스크부터 각종 기능마스크, 모든 패치종류, 토너, 로션, 세럼 등의 기초화장품과 클렌징, 선케어, 헤어 등 모든 종류의 화장품을 기획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 수행한다. 기업 부설연구소에는 3명의 연구진들은 제형연구에서부터 제품화의 전과정에 참여한다. 다년간 축적해온 검증된 노하우와 최신기술로 높은 품질의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최상의 품질보증시스템에 근거한 정기점검, 이력관리, 안정성테스트, 적합성 테스트, 미생물테스트 등 안정성도 사전에 확보한다. 또 처방별 예상되는 컴플레인에 대해서는 철저히 분석하고 대처한다.
양 대표는 “화장품은 특성상 기준이 잡혀져 있지 않으면 수출에도 약간의 제약을 받는다”면서 올해 이미 주문 받았음을 시사했다. 내부적으로 제품 품질관리에 더 주력하고자 한다는 양 대표는 현재 하드웨어는 잘 갖춰져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을 채운 다음에 본격적인 궤도를 걸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초화장품인 스킨케어라든가 마스크팩, 앰플 등을 꾸준히 생산하면서 샴푸라든가 바디워시와 같은 제품에 관심이 높다고 말한 양 대표는 기능성을 겸해서 합성성분이 아닌 네츄럴 성분으로 헤어 케어제품을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가 처음 창업할 때 만든 제품이 샴푸와 트리트먼트잖아요. 워낙에 탈모에 대한 관심도 많았어요. 모든 연령대가 두루 사용하는 제품이라 소비력이 가장 많은 제품이 헤어제품이기도 하고요. 또 성별 구분 없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매력 적이잖아요.” 현재 이 업체의 국내 주 거래처는 만통(토소웅 헤어제품과 네이처 카인드 수분크림라인)과 방앗간화장품(은율 기초제 품, 찰떡 남자제품 등), 멀블리스(클렌징제품과 기초제품), 미 스코스(멀블리스, 홈쇼핑 향수 판매)등이다.
경쟁 치열해지는 국내 화장품시장
현재 국내 화장품 제조업은 족히 잡아 1,000여 개가 넘는다. 화장품 유통업체는 여기에 비해 배가 될 거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양 대표는 창업한지 1년도 못 돼서 문을 닫는 경우도 허다하다면서 최근 창업한 기업체들 중에는 마스크팩을 만들어서 수출하게 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난 업체들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분야는 그런 기회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마스크팩 시장은 2~3년 전 중국에서 선호되기 시작해 현재 미국과 유 럽까지 진출한 상황이다. 양 대표는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소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 진출한 업체들 중에는 마스크팩을 한 번에 100만장 정도의 수주를 받으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느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업계에서는 잘만 하면 회사가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죠. 반면에 변동성이 큰 중국시장에 대해서는 부담을 많이 느끼면서 요즘은 미국이라든가 멕시코, 브라질 등의 나라로 진출하려는 업체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연구원 출신 기업가. 가장 어렵다는 비즈니스에 대해 양 대표는 거래처들이 추구하는 부분과 자신이 추구하는 비즈니스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화장품 연구원의 시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거래처들이 주문하는 부분에서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왜 안 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선을 그어 줌으로서 서로 간에 간극을 좁혀나갈 수 있었다는 것. 결국 거래관계라는 것은 결국 소통을 얼마나 잘 해 나가냐에 있다는 의미로, 소비자의 구매력은 곧 신뢰가 중요하기에 거래처에 대한 발 빠른 대응과 품질력이 곧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여성기업인에게 보내는 편견은 불편
많은 여성기업인들이 하나 같이 호소하는 건 ‘여자가 아닌 기업인으로 봐 달라’는 아주 기본적인 주문이다. 양 대표 역시 여성기업인으로서 경영을 해나감에 있어서는 어렵지 않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 ‘여성’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나 이런 곳들에서는 여성기업인이라는 것 때문에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여성 기업인들이 느끼는 공통된 어려움이라고 덧붙였다. 생물학적 차이가 사회적 차별을 옹호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회 면면에서는 과거 고정관념 을 버리지 못하는 시각이 존재해 여성기업인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양 대표는 여성기업인들의 어려움은 정보력이라고 경영에서의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최근 정부에서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최소 인원이 일하는 중소기업, 특히 여성기업인들에겐 한계가 따른다는 얘기다. 양 대표는 일자리 안정자금의 경우 해당이 안 돼서 힘들어 하는 곳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실제로 임금은 올랐는데도 외부용역을 쓰는 곳은 해당이 안 돼서 받을 수 없다는 것. 양 대표는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중소기업들의 이런 어려움에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철학’
‘기본에 충실하자’ 양 대표는 우리가 자칫 잊어버리기 쉬운 아주 기본적인 ‘경영철학’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말은 쉬워도 실천이 쉽지 않은 기본에 대한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고집한다. “우리와 같은 제조사들은 거래처와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기본에 충실하는 거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부분을 대처 하는 것도 기본에 충실하는 거고요.” 허황되고 허풍스러운 걸 가장 싫어해서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는 양지혜 대표. 현재 이 업체의 기업기상도는 밝음을 예고하고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고 남을 뒤돌아 볼 여유조차 없는 현대사회에서 ‘자연의 향기’로 세상의 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는 양지혜 대 표의 희망노트가 화사하게 피어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