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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글로벌 행사’ 잘하는 국가가 선진국

 

코비드19 대유행이 끝나던 즈음에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죽었다. 영국이 세계 각국의 국빈을 초청하는 장례식을 잘 치를 수 있을까. 영국은 브렉시트의 타격도 있어서 경제적으로도 어려운데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전 국민들이 죽은 여왕에게 보낸 차분하고 진심어린 애도 모습은 그 자체가 드라마였다.

 

교회와 왕궁에서 전통 의례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거행된 경건한 장례식, 다채로운 거리 행진 등 영국의 행사를 세계인에게 감동을 주는 행사로 격상시켰다. 엘리자베스 여왕 장례식 뒤 얼마 안 지나 불의의 총격 사건으로 숨진 아베 전 일본 총리의 국장이 열렸다. 두 개의 국장을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아베 전 총리의 국장 행사는 너무 초라해보였다. 


‘행사’는 목표와 계획도 좋아야 하고 현장에서 착오 없이 진행될 수 있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행사는 군사 작전과 전투 행위를 합친 것이나 같다. 그래서 거대한 행사는 군 출신들이 잘 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행사를 잘 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아쉽게도 한국은 아직 행사를 가볍게 보는 경향이 여전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올림픽과 엑스포 등을 잘해오다가 이번 잼버리 대화가 대실패가 된 것도 행사에 대한 인식이 지극히 얕은데 있다고 본다. 올림픽과 엑스포는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행사이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뒷받침돼서 성공했다. 하지만 잼버리 대회는 그 정도의 행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었을 것 같고 주체도 불분명하다 보니 관계자 의 위에서부터 소홀히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국제행사를 치를 경우 각 부처에서 공무원들을 파견하기 마련인데, 지금까지 전례를 보면 우수한 공무원을 보내는 데 인색했다. 잼버리 대회는 선정에서 개최에서 6년이란 긴 기간이었다. 이런 점도 대회 실패의 원인을 제공했을 것으로 전직 공무원은 언급했다.

 

아무튼 정부 각 부처는 앞으로 국제행사를 임할 때 공무원들의 실무 역량을 키우고, 글로벌 시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삼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조직이 하는 포트폴리오를 보면 기존에 주어진 일과 새로운 혁신적 사업의 기획과 추진, 행사, 사건사고에 대한 대처하는 일 등 네 가지를 나눠볼 수 있다. 대부분의 조직들은 기존에 주어진 일을 하는 게 고작이다. 기존의 루틴한 일만 하는 조직은 경쟁 조직이 혁신적 아이템으로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면 도태된다. 


행사의 경우도 이번 잼버리 대회와 같이 기존에 존재하던 행사를 잘 치르는 것만 해도 우리나라의 국가 역량은 물론이고 조직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하는 데 꼭 필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기존에 없는 새로운 행사, 새로운 사업, 즉 첨단기술을 산업화하는 것과 같은 일을 잘 해내고, 갑작스런 사건사고를 잘 대응하는 국가와 조직은 세계를 리드하는 선진국으로서 손색이 없게 된다.


이 모든 일에서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잼버리대회를 인계 받으면서 조직위의 리더를 선정하는 일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조직의 장을 잘 뽑는 것이 만사의 근원임을 유념할 것을 권한다. 아무튼 이번 잼버리 대회의 진상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 부산 엑스포를 포함해 앞으로 있을 국제 행사의 교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