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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풍선효과’에 ‘빨대효과’까지...집값 상승 부추긴 6‧17 부동산 대책 

- ‘인천‧경기‧대전‧청주’...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
- 규제지역 지정 시 대출 막히고 세금 중과
- 정부가 찍어준 지역 집값 급등
- 규제 빗겨간 ‘김포’, 일주일 새 1억 올라
- 심상정 “두더지 게임 반복은 효과 없어...1가구1주택 갈망하는 국민 꿈마저 가로막아”

 

‘역대급, 초강력, 고강도’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과하지 않을만한 문재인 정부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정부는 국지적 과열이 발생한 곳에 ‘핀셋 규제’를 하겠다는 정책기조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초강수를 뒀다. 2017년 8‧2 대책, 2018년 9‧13 대책, 2019년 12‧16 대책 등 굵직굵직한 규제를 내놨지만, 집값이 잡히기는커녕 역대 정부 최고 상승률이라는 진기록만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금까지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은 52%를 기록했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3% 하락했고,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29% 상승했었다. 앞선 정부 8년 대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2배 뛴 셈이다. 핀셋규제를 하면 규제를 피한 지역이 튀어 오르는 ‘풍선효과’, 모두 다 묶으면 상급지로 돈이 몰리는 ‘빨대효과’가 맞물리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인천‧경기‧대전‧청주’...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은 6월17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정부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대폭 늘렸다는 점이다. 경기 김포와 파주, 연천, 동두천, 포천, 가평, 양평, 여주, 이천 등 접경지역 및 풍선효과 발생 우려가 적다고 생각되는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서부지역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수도권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된 곳은 인천(강화·옹진 제외), 경기 고양, 남양주(화도·수동·조안 제외), 군포, 안산, 안성(일죽·죽산 등 제외), 부천, 시흥, 오산, 평택, 광주(초월·곤지암 등 제외), 양주, 의정부, 용인 처인구(포곡·원삼 등 제외) 등지다. 지방에선 최근 집값이 많이 오른 대전과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투기과열지구도 대폭 확대했다. 경기 수원, 성남 수정구, 안양, 안산 단원구, 구리, 군포, 의왕, 용인 수지·기흥, 화성 동탄2,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 서구, 대전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였다. 이로써 투기과열지구는 31곳에서 48곳, 조정대상지역은 44곳에서 69곳으로 늘어났다.

 

 

규제지역 지정 시 대출 막히고 세금 중과

 

조정대상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는 50%, 9억원 초과엔 30%가 적용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제한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LTV가 9억원 이하는 40%, 9억원 초과는 20%가 적용되고 DTI는 40%로 줄어든다. 15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에 대한 주담대는 금지된다.


또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서 2주택 이상 보유한 세대는 신규 주택구입을 위한 주담대가 금지된다. 1주택 세대도 기존주택 처분 및 전입조건을 걸지 않으면 주담대가 막힌다. 무주택자도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살 땐 실거주(전입) 목적이 아니면 주담대를 받을 수 없다.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겐 양도세도 중과된다. 2주택 이상은 10%, 3주택 이상은 20%가 더 붙는다. 주택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받을 수 있었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못 받는다. 2주택 이상 보유할 경우 종합부동산세도 0.2~0.8%p 추가 과세된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보유세 세부담 상한도 300%까지 올라간다.


또 이런 규제지역 내 일시적 2주택자가 1세대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새집에 1년 안에 전입하면서 같은 기간 안에 기존 주택을 팔아야 한다. 이외에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규제도 따라 붙는다.

 

 

정부가 찍어준 지역 집값 급등

 

정부가 이 같은 대책을 내놓자 ‘빨대효과’와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은 대책 전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정부가 규제한 대부분 지역 집값은 오히려 더 올랐다. 정부가 핀셋 규제라며 특정 지역을 규제한 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투자처를 찍어준 게 된 셈이다.


한국감정원이 6월25일 발표한 ‘2020년 6월 4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6월22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 오르면서 전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값은 일주일동안 0.28% 오르면서 전주(0.18%)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은 0.06% 올라 상승률이 전주(0.07%)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경기(0.22%→0.39%)나 인천(0.26%→0.34%)은 상당한 오름세를 보였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고양은 0.23%에서 0.41%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올라선 수원은 0.26%에서 0.5%로 상승 폭이 커졌다. 이외에 안산(0.74%), 구리(0.62%), 평택(0.56%) 및 인천 연수(0.53%), 부평(0.59%), 서구(0.39%) 등도 지난주보다 다 올랐다. 지방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된 대전은 0.75% 올랐고, 세종(0.98%→1.55%)은 급등했다.

 

 

규제 빗겨간 ‘김포’, 일주일 새 1억 올라

 

특히 규제를 비켜 간 경기 김포는 풍선효과로 급등했다. 김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88%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전주(0.02%)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거의 100배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갭투자자들이 벌떼같이 모여들어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고, 집주인들은 호가를 천정부지로 올리고 매물을 거두는 등 과열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실제 6‧17 대책 발표 30분 전 만해도 김포지역 부동산은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 김포 운양동 A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거래가 꽤 됐지만 아직 살만한 매물이 많이 남아있다”며 “김포골드라인 운양역 인근에 한강신도시롯데캐슬 전용면적 84㎡의 경우 4억원 대 초반에 절충 가능한 괜찮은 물건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고 1~2시간 지나자 중개업소에 전화가 빗발쳤고, 다음날부터는 집주인들이 계약을 철회해 거래가 무산되는 일이 부지기수로 발생했다.


대책을 발표한지 일주일 밖에 안됐는데도(6월26일 기준) 해당 아파트 호가는 1억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대책 발표 날 4억원 대 초반에 올라와있던 매물은 이제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A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후 1억원 넘게 호가를 올려 내놓고 있다”며 “대책 전보다 5,000만원 정도 오른 매물은 이제 없어서 못 판다”고 했다.

 


이처럼 정부 규제에 따른 시장 왜곡이 발생하자 업계에선 부작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포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규제를 피해 몰려든 갭투자자들은 조만간 정부가 김포를 규제지역으로 묶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보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에 무관심한 실수요자들이 오르는 가격을 보고 불안한 마음에 덜컥 샀다가 김포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처럼 비규제지역의 집값 급등 움직임이 포착되자 뒤늦게 풍선효과를 잡겠다며 엄포를 놨다. 국토부는 6월19일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 규제지역 지정 이후 비규제지역에서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발생하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라고 했다.

 

심상정 “두더지 게임 반복은 효과 없어...1가구1주택 갈망하는 국민 꿈마저 가로막아”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심 대표는 6월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투기 세력과 두더지 게임을 반복하는 대책은 투기 세력의 내성만 길러주고 수요억제 효과는 없다”며 “3년 전 ‘집을 투기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각오가 헛된 외침이 되지 않으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심 대표는 “정부가 22번째 대책을 발표하면서 강도는 높아졌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비껴갔다”며 “또다시 투기규제지역 확대가 핵심으로, 다주택자의 투기 세력을 잡기는커녕 1가구 1주택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꿈마저 가로막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투기 세력들의 발자취를 뒤쫓으면서 규제지역을 확대하는 핀셋 규제방식을 고집하는 한, 전 국토를 핀셋으로 다 짚을 때까지 투기를 억제할 수 없다”며 “이제 투기 세력들은 오늘 규제지역으로 묶인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집을 사들일 것이고, 동시에 비싼 서울을 벗어나 주거 안정을 꾀하고자 했던 서민들의 삶만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21번이나 해왔던 대책이 실패했다면 이제 그만 오답 노트를 펼쳐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MeCONOMY magazine July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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