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자신이 창조한 인물의 입을 통해 가장 유명한 연설을 했다. 즉 「마크 안토니」는 ‘브루투스너마저’라는 말을 남기고 칼에 맞아 사망한 「줄리어스 시저」의 시체 앞에서 행한 추도사(追悼辭)를 하여 시저를 살해한 자들에 대해 군중들이 복수하게끔 했다.
셰익스피어는 마법의 주문 같은 그의 추도연설문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셰익스피어가 부활하여 우리나라 정치인에 대해 연설문을 쓴다고 가정해 보았다. 시저의 국무장관, 뛰어난 웅변가 ‘마크 안토니’의 명연설문을 만든 셰익스피어 먼저 연설부터 들어보자. 이 연설이 나온 배경은 이렇다. 시저가 독재자가 되었다. 당연히 그리고 불가피하게 일단의 정적들은 그를 시기했고, 그를 몰아내고 파멸시켜 그의 권력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 결국 그들 중 23인이 브루투스와 카시우스의 지휘 하에 반란 모의를 하여 시저의 몸에 칼을 꽂았다.
마크 안토니는 시저의 국무장관이었다. 그는 잘 생겼고 글 솜씨도 훌륭했으며 뛰어난 웅변가였다. 그는 공적인 문제에서 정부를 훌륭히 대변했다. 시저가 이런 그를 자신의 오른팔로 낙점한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렇다면 이제 시저가 사라진 마당에 음모자들은 안토니를 어떻게 처리해야 했을까, 없애버려야 했었나? 이미 피는 충분히 흘렸고 거사의 명분도 충분히 정당화되었다.
안토니를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게 좋지 않았을까? 그의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과 감동적인 말솜씨를 그들의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목적 달성을 위한 지렛대로 써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들은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그들은 그를 만났고, 천하를 지배했던 영웅의 시체 앞에서 몇 마디를 하게 할 정도까지 호의를 베풀었다.
안토니는 로마 광장의 연단에 올랐다. 그의 앞에는 살해당 한 시저가 누워있고, 폭도(暴徒)들은 소란스럽게 위협적으로 안토니 주위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브루투스와 카시우스, 그리고 다른 암살자들에게 우호적인 자들이었다.
안토니의 목적은 군중의 열정을 격렬한 증오심으로 돌변시켜 반란을 유도한 후 시저를 쓰러뜨린 자들을 살해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가 손을 들자 군중의 소란이 잦아들었다. 데일 카네기는 자신의 저서 성공대화론에서 셰익스피어의 연설문을 소개했는데 필자가 이를 재인용하면서 설명을 곁들이려고 한다.
데일 카네기는 책에서 “여러분이 문학과 웅변술 분야 모든 관련 자료를 뒤진다 해도 이만한 명연설 을 찾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마음을 휘저 어 놓을 뿐 아니라 이 절묘한 기술에 통달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누구나 진지하게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명연 설이라며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