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들이 다른 나라 영해를 침범한 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과 가까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인도네시아, 남미, 아프리카까지 가서 저인망 어획(trawling)으로 세계의 바다 바닥을 무분별하 게 긁고 다니며 치어건 멸종 위기종이건 뭐든 다 잡아들이고 있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중국 어선함대의 무자비한 바다 사냥은 지구의 최대 탄소 저장고인 바다를 서서히 파괴하여 인류의 파멸을 재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세계를 향해 어망을 던지는 중국」이라는 기사에서 남미 갈라파고스 바다 뿐 아니라, 전 세계 바다를 황폐화 시키는 중국 어선함대의 탐욕적 행태를 고발했다. (뉴욕타임스 2022년 10월 4일자 참조) 산업화된 중국어선 함대 3,000척 생태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갈라파고스 섬 주변 바다는 수세기 동안 현지 어부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지금 이 바다는 엄청나게 크고, 탐욕스러운 사냥꾼, 중국의 어선함대에 직면하고 있다.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에 속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점점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 어선들이 자기 나라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이곳에서, 때로는 에콰도르의 배타적 경제수역 바로
인구 24만6천명인 일본의 과학계획도시 이바라키 현의 쓰쿠바(筑波)시, 이 도시 주변에는 우리나라의 읍면 중심지와 비슷한 주변 시가지(市街地)가 8곳이 있다. 최근 들어 이곳으로 대도시에서 직장생활을 그만둔 청년, 중년층의 이주가 늘어나고 있다. 저 출산, 고령화를 의식하지 않는 이들은 도시 농촌에 터를 잡고 오로지 자신의 꿈을 펼치며 자기 스타일로 살아가는 「쓰쿠바 스타일리스트」들, 이들은 왜 일본의 700여개 도시가운데 쓰쿠바의 도시농촌을 택한 것일까? 수도권 인구 집중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일본의 고민 일본은 어느 도시를 가던 바늘하나 들어갈 틈이 없는 완벽한 빌딩에다 깔끔하게 정리정돈 된 거리를 만나게 된다. 또한, 지방 중소도시를 생활거점으로 삼는 농촌지역이 전반적으로 조용하긴 해도 도시 못지않은 생활환경이 인상적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나는 “일본이 선진국이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갑자기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날 때가 있다. 물론 10년 전부터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인구감소라든가 지방소멸 위기가 피부로 느껴지지만 말이다. 도쿄 아키하바라역에서 시속 130km로 달리는 쓰쿠바(筑波)행 급행을 타고 쓰쿠바시로 가
전세계는 글로벌 기후변화에 본격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 사회·경제로의 대전환에 대한 요구가 증대됐다. 또한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이후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보다 확대되며 국가적인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은 자동차·전자 등 주요 산업에 필요한 필수 원재료를 공급 하고 있다. 그 응용 분야에 따라 경량성, 절연성, 고강도 등 다양한 성능 특성 구현이 가능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 되고 있는 핵심 주력산업이다. 이러한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다양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화이트바이오 산업으로의 전환이다. 특히, 석유화학계 플라스틱은 주요국의 탄소중립 선언과 이에 따른 다국적 기업의 ESG 경영 본격화, 코로나19 지속에 따른 플라스틱 사용 급증과 미세플 라스틱 오염 등 다양한 산업적·환경적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석유화학산업의 화석원료 의존성을 탈피하기 위해 바이오매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바이오연료, 바이오 화학소재 등을 생산하는 산업적 패러다임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경제이론과 정책을 그렇게 똑똑하게 설명하는 경제학자들이 어째서 창업을 한다거나 주식 투자를 해서 큰돈을 벌지 못하는 것일까? 경제를 공부하면 다른 사람보다 돈이 다니는 길목에 버티고 서서 돈을 더 많이 긁어모을 수도 있을 법한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학교 졸업장이 없는, 일본 와세다 대학 중퇴가 전부인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경제학자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으며 경제학 관련 서적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동양고전 『논어』만 즐겨 읽었다. ‘천자문, 명심보감을 떼고 초등학교에 들어갔더니 더 배울 게 없더라’는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신문대학을 나왔다고 할 정도로 매일 아침 신문을 통독했다. 이처럼 경제학 서적을 멀리하는 경영자일수록 돈을 벌고, 경제 공부에 매진하는 경제학자들은 왜 그렇지 못한 것일까? 그 이유가 궁금하다. 똑똑한 사업가는 실패 한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경제학자를 포함해) 사업가가 실패하는 이유는 올바른 방법으로 경영하는 대신 잔꾀를 부리는 잔머리 굴리기를 더 선호했기 때문”이라 했다. 원문은 “The reason why businessman failed is, they preferred to be clever rath
경제의 범세계화(Globalization)속에서 세계 각국은 앞 다퉈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외국인 직접투자를 효율적으로 유치해 자국경제의 산업화나 고용증대, 기술발전 등에 기여하도록 만드느냐’에 관한 것이다. 외국인 직접 투자는 현지국 국민경제에 긍정적인 효과 뿐만 아니라 독과점, 기술종속, 국부유출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도 미친다. 이 같은 외국인직 접투자의 복선적인 효과 때문에 글로벌 기업과 현지국 정부 간에는 항상 갈등요인이 내재하고 일정한 조건하에서는 현실적인 정치경제적 마찰로 발전한다. 글로벌 기업과 현지국의 마찰을 설명하는 ‘최적외국자본진출’이론은 외국자본 진출이 이뤄지는 단계를 4단계(폐쇄→화합→경제적 마찰→정치적 마찰)로 설명한다. 현지국 정부가 경제적 마찰단계에서 내부협상의 덫에 빠지면 글로벌 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협상을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현지국 정부가 내부협상의 덫에 빠진다는 것은 외국인 직접투자가 국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현지국 관료, 정치가, 소비자 등 다양한 계층 간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현지국 정부가 내부협상의 덫에
탄소중립이 갈급한 지구에서 두 바퀴를 단 자전거만큼 유용한 기구가 또 있을까. 속도는 자동차만큼 빠르지 않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타는 이는 물론, 국민의 건강까지 지켜 주는 자전거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약칭: 자전거 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자전거의 역할과 평가는 후진적이다. 마침 자전거 세계 여행가가 쓴 탄소 중립과 자전거의 역사를 다룬 책이 뉴욕타임스에 서평으로 나왔기에 우리나라에서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자전거 철학서가 나오길 기대하면서 소개한다. (Two Wheels Good: The History and Mystery of the Bicycle by Jody Rosen, Illustrated, 396 pp, Crown, $28.99, 뉴욕타임스 Charles Finch의 서평) 유물론적 관점에서 본 자전거의 존재 이유 단일 사물-이를 테면, 소금, 나무, 양-의 역사를 다루는 책들은 시간의 흐름을 다룬다. 다시 말해 유물론적(唯物論的) 관점에서 단일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책은 어떤 주제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일이 없이 단지 그 사물만을 추적함으로써 수 천 년에 걸친 깊이를 알 수 없는 부분까지 우리를 인도할 수 있다. 이
현대차 그룹 정의선 회장의 취임 2주년이 되었다. 최근 현대차 그룹의 변화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전대 회장인 정몽구 회장의 경우 순혈주의를 강조해 쇳물도 녹이는 모든 과정을 그룹 내에서 했다고 한다면, 정의선 회장은 융합주의를 강조한다. 특히 자동차가 기존의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고, 일반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심형 항공모빌리티 UAM과 로보빌리티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적과의 동침’이나 ‘이종간의 결합’ 등 융합적인 부분이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은 미래의 생존을 위한 융합을 어떻게 구사하는가가 중요한 의무와 과제다. 지난 2년간 정의선 회장은 수석 부회장 시절부터 다양한 혁신을 일으켰다. 지금의 고성능 브랜드인 N브랜드를 안정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고, 기아차의 독자적이고 확실한 자리매김을 성공시킨 사례도 있다. 특히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안착은 무엇보다 가장 큰 실적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토요타의 렉서스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다른 방법으로 시작하며 지금의 프리미엄으로 안착시켰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시장과 더불어 약 3배
지금 현재 세계경제는 크게 4가지 위기가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다. 첫째, 코로나의 여진이다. 대유행의 흐름으로 보면 코로나19가 내리막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변이종과 겨울이 겹쳐 재유행의 징후가 곳곳에 감지되고 있다. 아직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선진국들은 코로나 록타운(lockdown)을 지원하느라 시중에 엄청난 유동성이 불어난 상태다. 둘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위기와 곡물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우디 주도로 OPEC+ 국가들이 급등하던 유가가 다소 떨어지자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현재 중국 경제의 암울한 전망 등의 영향을 받아 유가는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장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운반선을 방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지 않는 한 에너지와 곡물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셋째, 미-중 대결 심화로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균열이 진행 중에 있다. 특히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양국과 긴밀한 경제관계를 갖고 있고 그간 단일한 글로벌 시장에서 혜택을 받아온 나라다. 당장 삼성과 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 운영이 상당히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작심을 하
“인테리어보다 밥맛”이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인테리어에 투자할 돈이 있으면 그 돈을 가지고 좋은 쌀을 구해 맛있는 밥을 지으라는 말이다. 그러면 어느 식당이건 대박을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가 그런 말까지 들어야 할 만큼 우리의 주식인 흰쌀밥맛이 떨어졌을까? 쌀밥이 외래 음식에 밀리고 있으면서 농어산촌의 인구감소,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아도 너무 맞지 않는 소리다. 지역 경제가 도약하고, 그럼으로써 젊은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농어산촌이 되려면 밥맛의 경쟁력부터 되찾는 기본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듯싶다. 지속가능한 농업의 ‘두엄’, 뿌리를 1미터 깊이까지 내려가게 만들어 최근 30억 달러(약 4조2천억 원) 규모의 회사를 비영리재단과 환경단체에 기부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업주 이본 쉬나드(83) 회장, 암벽등반 전문가인 그는 60년대 초 주한 미군으로 근무하면서 북한산 인수봉 암벽을 자주 오르내렸다. 그때마다 논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들은 “어떻게 매년 똑같은 논에서 지속적으로 쌀을 수확할 수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졌다가 농부들이 논에 뿌리는 두엄(퇴비의 순우리말)덕분이라는 걸 알게
두 개의 송전탑 사이를 사이클을 타고 건너갈 수 있을까? 허공에 연결한 레일 케이블 위를 줄타기처럼 사이클로 달리는, 이름 하여 ‘극한(極限)의 사이클’. 스릴과 모험을 즐기며 자신감과 개척정신 그리고 모험정신을 찾고자하는 극한의 놀이시설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선보인 공중곡예 사이클이나 스포츠클라이밍도 마찬가지. 과연 극한의 놀이문화시설이 지방소멸 위기를 구출할 동아줄이 될 수 있을까? 고공의 스릴, 하늘을 나는 사이클 “으~아아” 인간이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는 높이 25m 상공에서 3명의 사이클의 탑승자가 두려움과 아찔한 스릴이 섞인 비명을 지르며 아득하게 머리 위를 지나간다. 공수낙하훈련용 시설물인 막 타워(mock tower)같은 철제 구조물이 250미터 간격으로 양쪽에 세워져 있고, 왕복 6줄의 케이블이 이어져 있다. 이 케이블 위에 설치된 사이클을 타고, 탑승자는 은하철도99처럼 허공에서 페달을 밟으며 하늘을 날아간다. 물론 안전하다. 사이클은 레일 케이블에서 절대로 이탈하지 않으며, 탐승자의 몸에 착용하는 하네스와 머리 위에 있는 생명선이 연결되는 3중 안전장치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포감은 케이블이 아래로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지난 8월 24일 90세의 일기로 자택에서 타계했다. 일본인이라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일본의 3대 경영인의 한 사람이다. 일본 사람인 만큼 우리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는 우리 나라의 식량 증대에 기여한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의 사위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승려가 됐지만 77세의 나이에 수상의 부탁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 JAL의 회장으로 취임해 8개월 만에 24조원의 부채를 갚고 재기할 수 있도록 했다. 10여 권이 넘는 많은 저술을 남기기도 하였다. 그가 2009 년에 출간한, 아무런 홍보도 없이 묵직한 메세지만으로 전 세계에서 수백만 부가 팔렸다는 『왜 일하는가?』 라는 책을 소개하며 그가 남기고 싶어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들어보고자 한다. 참고로 이 책은 지난 10년간 삼성 임직원들이 가장 많이 추천했고 기업인들의 서평이 가장 많이 붙었다고 한다. 왜 일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일을 한다는 것은 지금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전념한다는 뜻이다. 그런 일은 삶에서 오는 모든 고통을 이겨내는 만병 통치약과 같다. 역경과 불행에 사사건건 휘둘리며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고
지난 10월 23일 제20차 당대회 폐막 후 발표된 7인의 상무위는 시진핑과 그에게 충성하는 측근 인물들로 전원 채워졌다. 새로 상무위에 진입한 리창 상하이시 서기가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 내정됐다.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당 중앙위원에서 탈락하고 후춘화 부총리도 정치국 위원에서 배제됐다. 이제 14억 중국인이 시진핑 1인의 통치 아래에 들게 됐다. 이제 계파도 사라지고 시진핑의 권력 앞에 그를 견제할 장애물은 제거됐다. 이번 3연임뿐만 아니라 마오쩌둥처럼 종신집권으로 갈 것으로도 점쳐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지난 10년간 보여준 권력장악 과정을 보면 문화혁명을 비롯해 파란만장했던 마오의 권력투쟁 양상에 비해 스마트할 정도로 능수능란했다고 하겠다. 시진핑 주석은 등소평 이래로 추진해온 개혁개방정책의 기조를 수정하는 새로운 사회주의 사상을 준비해왔다. 장기간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 결과 놀라운 경제성장을 달성했지만 부패의 만연, 양극화 심화, 사회주의 이념의 해이라는 모순을 낳았다. 이런 문제의식은 시진핑 주석의 전유물은 아니고 전임 장쩌민, 후진타오 총서기도 인식하고 있었지만 뚜렷한 실행 수단을 찾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