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강수량 1250mm의 논농사 지역인 우리나라와 달리 전 육지의 40%를 차지하는 초원지대는 연평균 강수량이 250mm~500mm. 풀은 자랄 수 있지만,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목축업을 생업으로 한다. 하지만 각종 농경지 개발과 도시의 확산으로 초원지대의 면적이 크게 줄어들면서 공기 중의 탄소를 포집해 흙에 저장하는 초원의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초원을 보호하고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을까? 초원지대에서의 지속 가능한 목축업이 무엇인지, 뉴욕 타임스의 최근 보도(2021년 11월 9일 자, THE NEW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CLIMATE SOLUTIONS)를 소개한다. (사진 The New York Times) 기후변화와의 싸움을 돕기 위한 새로운 방목 방법과 연맹 1대에서 3대에 이르는 Obrecht 집안의 남자들은 환경 보호주의자들의 고정관념과는 맞지 않아 보일 수가 있다. 캐나다 국경에 가까운 몬태나 대초원 동부의 맨 끝 지역 목장주들인, 오브레히트 Sonny(78), Sam(61), 그리고 Tyrel(31) 3대는 대단히 독립성이 강하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며 소를 길러 그들의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격상되자, 소상공인들이 “우리는 죄인이 아니라,”며 연이은 시위를 하는 가운데 ‘더는 버틸 힘이 없다,’면서 전체의 57%가 휴업,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53세에 도전을 시작한 맥도날드의 실질적인 창업자 「레이 크록」은 어떤 조언을 들려줄 수 있을까? 30년 장사 경험의 안목, 53세의 도전 「레이 크록」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1년여의 준비 끝에 1955년 4월 15일 자신의 첫 맥도널드 1호 매장을 낸 나이는 53세였다. 그 당시 그의 나이는 은퇴를 준비하는 나이였지 새롭게 뭔가를 시작할 나이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는 뭘 믿고 늦은 나이에 음식점을 열었을까? 그가 맥도널드 형제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자신의 맥도널드 1호점을 냈던 1950년대는 진공청소기, 세탁기, 토스터, 믹서, 다리미 등 가사 노동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가전제품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20세기 초까지 중류 가정에서 보통이었던 동거자 하녀와 요리사가 사실상 사라지고 있었다. 그때는 미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이기도 했는데 그가 이러한 경제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매장을 열었다는
지난 5월 25일 한국에서 가장 선망받는 직장 중의 하나인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메모를 남기고 자살하는 일이 일어났다. 네이버 노조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 가해자의 무리한 업무와 직장 내 괴롭힘을 확인함은 물론 경영진이 이 같은 상황을 비호 했다고 말했다. 1999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는 2002년 지식 검색 서비스로 크게 성장해 지금은 온라인 쇼핑, 웹툰, 라인, 클라우드, AI 등 전방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성장의 그늘이 깊다는 것이 노출됐다. 기업의 성장은 결국 ‘사람을 어떻게 대하고 키우고 동기를 부여하고 그 조직에서 일하는 보람을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 주가가 오르고 국내외로 무섭게 성장하는 것 등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 안으로 썩으면 다 부질없다. 한국 IT 개발자가 힘든 이유 한국의 IT 개발은 선진국의 기술을 그대로 도입한 가운데 정부와 공공기관, 대기업의 하청으로 시작했던 문화가 현재도 남아 있다. 이런 하청 문화에서는 고객이 원 하는 대로 맞춰주는 일방식이다. 개발자의 전문성과 창의성이 발현되기보다는 클라이언트의 목표에 무리하게 맞춰줘야 하는 관행이 배어 있다. IT 개발은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한 미래가 다가온다. 지난 20세기에 범한 잘못이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을 불러왔고, NASA도 해체되었다. 이때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남은 자들에게는 이곳을 탐험해 인류를 구해야 하는 임무가 지워진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인류라는 더 큰 가족을 위해, 그들은 우주로 간다. 우리는 답을 찾을 거라며, 늘 그랬듯이.... 황폐한 옥수수밭, 지구의 사막화로 생명력을 잃은 흙, 2014년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영화 ‘인터스텔라’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농부’라고 외쳤다. 인류가 구석기 시대이래 1만여 년을 살아오는 동안 해결할 수 없는, 아니 미래에도 해결되지 않는 3가지가 있다. 필자는 그것을 전쟁, 전염병, 그리고 기아(飢餓), 즉 굶주림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세계인구 70억 명 중 약 10억 명 정도가 삼시 세끼를 못 먹고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3.5초마다 1명씩 죽어간다. 지금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는 코로나 19사태를 극복한다고 해도 인류는 전염병의 재앙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는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달하고 그 기술로 식량 생
"여기 모인 학생 중에 경운기 몰 줄 아는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나요? 5년 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강연에 나선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 회장이 청중인 학생들에게 물었다. 손을 드는 사람이 없자, 그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똑똑하다고 들었는데 실망”이라고 농담하면서 말했다. “앞으로 30년 후, 학생 여러분이 은퇴할 때쯤 식량과 농경지 부족이 심해져 농업은 수익성이 가장 높은 산업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이 농업을 등한시하고 도시로 몰려나올 때 반대로 여러분이 농부가 되시라, 특히 농업이야말로 한국통일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 했다. 그가 왜 산업화 시대에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농업에 주목하라는 것일까? 아마 그 이유는 인구 증가에 따른 세계적인 식량 부족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30년 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인구는 90억 명이 되고, 이 인구가 먹고 살려면 지금보다 70%를 증산해야 하는데 공급 능력은 부족하다. 농업과 직결되는 세계 식량 시장은 2020년 현재 약 6조4000억 달러로 IT시장 3조 5000억 달러와 자동차 시장 1조6000억 달러보다 각각 1.5배, 3배가 높은 규모다. 특히 세계 1위 식량 수입
수산물유통공사의 수출입 정보(KAT)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농산물과 축산물 그리고 임산물을 합한 농림축산식품의 2020년 연간 수입액은 342억 7천9백만 달러다. 우리 돈으로 약 41조 원이다. 이는 수입액 1위인 원유(수입액 803억 달러, 2018년 기준), 2위인 반도체(수입액 503억 달러, 2020년 기준)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농산물수입액에 국내 농업총생산액을 합하면 100여조 원, 이 중 5분의 1인 20조 원어치의 음식물을 우리는 못 먹어서 버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음식물을 낭비하는 것도 심한 데다 우리가 먹는 식품은 거의 외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이렇게 식량 작물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다 보니, 우리나라는 국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국내의 물가가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노출되어 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2007년 메릴린치(Merrill Lynch, 1914년에 문을 연 세계 최대 증권회사, Bank of America가 인수)가 「세계농업과 애그플레이션」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알려진 신조어다. 메릴린치 보고서는 애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원인으로 ▲
그렇다. 흙이 죽으면 어디서 먹을 걸 얻겠는가? 흙이 없다면, 햇볕, 이산화탄소가 있어도 작물 재배는 불가능하고 모든 생명체도 소멸한다. 대부분 화강암이 부서져 생성된 우리나라 토양은 양분 함량이 적고 산성도가 높아 척박한 편이다. 그렇지만 우리 조상들은 이런 토양을 슬기롭게 다루면서 살아왔고 그 결과 지금의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구가 늘면서 부족한 농지에서 밀식재배를 하고, 비료를 많이 사용함으로써 작물은 병해충에 취약해져 농약 사용이 불가피했다. 그런 관행 농업의 부작용으로 인해 우리의 땅심은 예전 같지 않아졌다. 토양의 퇴화 혹은 오염이 시작되면서 후손들이 소비할 먹거리의 안전성을 생각해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흙을 건강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M이코노미뉴스는 【특별기획】 “흙이 죽으면 모든 생명체도 죽는다” 연재물을 통해 흙의 소중함과, 건강한 흙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코로나 19를 계기로 우리나라 농업의 세대교체, 그 부활의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IT 기업 시가총액보다 뒤지는 우리나라 농업 총생산액 우리나라 농어산촌에서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IT 기업이 등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과학은 혁신 문화가 적합하고 기술과 기능은 장인 문화가 맞는 것 같다. 과학 논문은 항상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고 획기적 새 길을 열어 제친 발견은 노벨상으로 이어진다. 기술과 기능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시장 수요에 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한정되는 성질을 띠게 된다.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수요 창출로 금방 이어지지 못하면 기술자와 기업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1990년대 이후 일본경제의 재도약의 실패에 대해 주로 금융과 부동산 버블붕괴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는 일본의 모노즈쿠리 장인문화가 혁신문화를 짓눌렀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본의 2019년까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보면 물리학상 11명, 화학상 8명, 생리학·의학상 5명 등 부문별로 골고루 받았다. 그럼에도 왜 과학계의 혁신문화가 미국처럼 경제로 전이되지 못했는가. 미국은 독립 당시부터 개척자적인 발명문화, 엔지니어 문화, 기업가의 벤처 정신이 충만해 있었고, 그에 맞춰 벤처 금융이 일찍부터 발달해 있었다. 에디슨, 라이트 형제, 모건 스탠리,
【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중국 기술의 경쟁력은 흔히 기술만 운위하는데 핵심은 기술 제품의 낮은 공급가격에 있음을 놓치고 있다. 정책 당국자들과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 기업인들이 그런 안이 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세계 경제사를 보면 모든 선진국은 후발국들의 저가격 공세에 의해 주요 산업을 넘겨주었다. 이런 사실은 선진국의 경우 ‘기술보호’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급가격의 큰 변수인 ‘노동’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저가격 공세의 대응책은 똑같이 저가격으로 맞불을 놓아야 한다. 저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동화를 하고 지나친 고임금 추세를 저지해야 한다. 고품질과 안정적인 기술개발로 맞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지연책에 불과할 뿐 머지않아 따라잡힌다. 기술로 승부하려고 할 것 같으면 패러다임 전환적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은 R&D와 현장 기술과의 유기적 통합체제의 구축만으로 미흡하고 리스크를 거는 벤처 정신이 수반돼야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CDMA에서 그런 일을 해냈고, 소·부·장에서 그런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패러다임 전환적 기술혁신은 벤처형 중소기업에서 나온다. 그들은 기존 제품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의 근원적 조건인 불안을 너무 의식하고 있는데 반해 그 불안을 달래주고 미래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해주는 종교적 신앙심이 거의 퇴 화해가고 있다는데 있다. 그러는 한편 개별 인간은 자기만족과 인권의식에 대해선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면서 가족과 공동체 윤리와 연대감엔 불편해하면서 자기 파멸적 허무주의와 분열의 고통을 겪고 있다. 오늘날 미국과 유럽의 정신과 정치·경제·사회의 위기는 여기에 그 원인을 두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한국도 선진국에 서서히 진입해가면서 선진국들이 고통받고 있는 실패의 경로를 그대로 추수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도덕윤리를 숭상해왔고 하늘(하느님)에 대한 신심이 깊은 가운데 자연과 인간, 인간 상호 간의 조화를 추구해왔다. 우리가 서구 선진국들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의 철학과 사상의 좋 은 점을 되살려 오늘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종교적 믿음과 실천이 왕에서부터 귀족, 화랑, 백성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일치된 시대가 있었다. 신라의 통일 전후 시기와 전성기였다. 학자들은 그 시기를 제23대 법흥왕(514-540
【이상용 수석논설주간】정부가 코로나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우선 지원조건으로 고용 유지를 들고 있다. ‘고용유지’라는 원칙에 동의하면서도 일거리가 대폭 줄어든 기업에 대해 ‘고용유지’는 가능치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하루속히 업종 전환을 돕고 새로운 업종에서 새로 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돕는 방향이 타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관광 및 접대 서비스업, 공연장, 스포츠센터, 학교와 학원업의 변신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금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올 연말이나 연 시쯤 백신이 나오면 크게 완화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길 없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비대면 방식이 우리들의 생활 속에 상당 부분 파고들 것 같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실리콘기업 들이 앞다투어 많은 직원들로 하여금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거대한 사무용 공간은 불필요하게 되고 러시아워라는 출퇴근의 복잡한 대중교통 풍 경도 보기 힘들게 될지도 모른다. 기존 기술과 노동 사라질 때 정보 중요성 커져 신기술의 도입으로 고용 충격을 받는 계층은 중간 노동자들과 단순 노동자들, 그리고 현장기술자들이다. 일자리를 창출 하는 곳은 1차적으로 기업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한국철학 전공학자들이 지난 6월25일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강당에서 한국철학 교육 제도화를 위한 연합 학술대회를 갖고 중등교육 과정에서 ‘한국철학’ 교과를 신설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한국철학 교과 신설과 함께, 한국철학을 중심으로 동서양 철학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철학교육 과정을 재정비할 것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한국철학’ 교과 신설 및 철학교육 재정비, 교육부에 요구하는 성명서 채택 한국철학 교육의 제도화를 위한 학술대회와 성명서 채택에는 한국철학사상교육연구회와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철학연구소,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 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한국철학사연구회, 성균관대 성균인성교육센터, 청운대학교 남당학연구소, 건양대학교 예 학교육연구원 등이 후원했다. ‘한국철학 교육 제도화, 그 길 을 열다’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는 50여명의 한국철학 전공교수와 관계자들이 참석해 철학교육의 현실을 진단하고 한국철학 교육의 필요성, 한국철학 교육의 제도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성균관대 정연수 교수가 발표한 발제문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철학교육의 문제와 대
<편집국> 우리나라는 유교가 들어오기 전에도 예 정신이 돈독했다. 중국으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칭송 받았을 정도로 조선 선비들의 예절 지킴은 각별했는데, 오늘날에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자랑스런 우리 예 정신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통의 예 정신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회복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조선을 ‘성리학의 나라’였다고 말한다. 성리학이란 안으로는 덕을 닦고 밖으로는 예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요약할 수 있다. 덕과 예는 손바닥의 양면과 같다. 조선은 덕과 예로서 백성을 다스리려는 왕도정치를 구현하고자 했다. 덕은 수양을 중시하는 것이다, 조선의 선비들은 수양 정신은 참으로 대단했다. 예는 존비와 귀천, 장유, 친소의 차별성으로 나타났다. 이 ‘차별성’이 결국 문제가 되고 말았다. 고조선 이래 우리나라가 건강하게 간직하고 있던 예 정신이 법전화된 중국 예제가 들어오면서 흔들리게 된 것이다. 예학 연구가 김시황 선생의 저서 「한국예학연구논고1(동양 예학회 간)을 보면 조선 시대 예속의 뿌리를 이룬 「주자가 례」는 고려 말에 전래됐다. 「주자가례」는 남송의 주자가 편찬한 책이다. 이것은 고려말 안향이 성리학과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우리나라 태극기와 훈민정음이 주역의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주역 전문가인 이선경 박사에 따르면 주역 원리를 상징하는 태극 문양은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었다. 이 박사는 경주 감은사와 문무대왕 수중릉 사이에 있는 이견대(利見臺) 주역 건 괘에 나오는 이견대인(利見臺人)에서 따온 것이라고 말했다. 공자는 점서였던 주역에 통찰력 있는 「계사전」을 첨가 했다고 전한다. 주역은 성현의 반열에 오른 공자가죽 간의 가죽 끈이 끊어질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읽었다고 해서 더욱 유명해진 경전이다. 조선의 선비치고 주역을 탐독하 지 않은 자가 있었겠는가. 뛰어난 선비일수록 주역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퇴계도 몸을 해칠 정도로 주역을 공부했으며 독자적인 견해를 글로 남겼다. 정다산은 중국의 주역 대가들이 펼쳐온 논지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주역사전」 「역학서언」 등의 역작을 썼다. 정다산은 ‘주역사전은 내가 하늘의 도움으로 얻은 문자들이니 결단코 인력으로 알기 힘들고, 깊이 헤아린다고 도달할 수 있는게 아니다. 이 책을 깊이 읽어 오묘한 뜻을 깨닫는 자손과 붕우들을 천재일우로 만난다면 곱절
요즘 서구사회를 보면 거대한 바다 위에서 돛대가 꺾이고 키도 부서진 채 표류하고 있는 범선을 보는 듯하다. 서구사회를 지탱해왔던 교회가 세속적 이데올로기의 공격을 받고 신자들이 무더기로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서구의 전통적 가치가 무너진 자리에 지금 ‘전투적인’ ‘개인 인권’ 주의가 신성불가침의 교리마냥 기세를 떨치고 있다. ‘가족애’는 시골에서나 가야 볼 수 있을 듯하다. 극단적이고 왜곡된 개인주의가 ‘절대 가치’인양 활보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학살테러에서 보듯이 이슬람의 극단주의와 화이트 내셔널리스트의 극단주의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서구적 공동체 가치가 우리의 본보기가 된 적도 있었지만 이제 그런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증오와 적개심으로 폭력화되는 서구사회를 보면서 조화와 상생, 공동체와 인간관계를 중시해 온 한국의 전통적 정신과 가치가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흔히 서구대학에서 공부하고 온 학자들이 현대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한국과 동양의 전통에서 찾으려고 해왔다. 그러나 그들은 찾아내지 못하고 갈수록 오리무중에 빠진 것 같다. 왜 그런가. 그들은 뭔가 심오하고 단번에 효